구조조정 르노삼성차… 살길 찾아나서는 협력업체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르노삼성차의 소형 SUV 차량인 XM3가 지난해 12월 25일 첫 수출 물량 선적을 마치며 유럽 수출길에 올랐다. 르노삼성차 제공 르노삼성차의 소형 SUV 차량인 XM3가 지난해 12월 25일 첫 수출 물량 선적을 마치며 유럽 수출길에 올랐다. 르노삼성차 제공

부산에 본사를 둔 완성차 업체인 르노삼성자동차가 전 직원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협력업체들도 납품처 다변화, 전기차 부문 비중 확대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르노삼성차 부품 공급망 자체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5일 르노삼성차 부산·울산·경남 협력업체 60개사 동향을 긴급 모니터링한 결과를 내놨다. 이번 모니터링은 최근 르노삼성차가 임원 임금 삭감, 전 직원 희망퇴직 시행을 비롯한 구조조정에 나선 일을 놓고 협력사들의 위기감이 높아지는 데 따라 진행됐다.


부울경 60개사 모니터링 결과

단가 인하에 물량 회복 회의적

납품처 다변화 등 자구책 강구


모니터링 결과, 르노삼성차 협력업체들은 2019~2020년 평균 20%가량의 인원을 감축하고, 매출 역시 20~3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르노삼성차가 2019년 임금·단체협약 장기화 여파에 이어 지난해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친 데 따른 결과다. 최근 닛산 로그 수출 계약이 종료된 일도 생산량 급감으로 이어졌다.

특히 구조조정 발표에 대한 협력사 반응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부산의 한 협력사는 “구조조정이 끝나면 다음에는 협력사 단가 인하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창원의 한 협력사 역시 “수익성 관리 차원에서 단가 인하 압력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르노삼성차 물량 회복 전망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특히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신차가 많지 않고 전기차 라인업이 없다는 점도 장기적 우려사항으로 꼽혔다. 창원의 한 협력업체는 “르노삼성차는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지 못하는 등 자동차 트렌드에 뒤쳐져 있다”고 평했다.

이들 협력사들은 르노삼성차 이외에 납품처 다변화에 나서는 등 자구책을 강구해 대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부산에 위치한 르노삼성차 협력업체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부품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르노삼성차 매출 감소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글로벌 브랜드로 전기차 부품 수출 비중을 늘렸다”거나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장기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을 잡고 있다”는 협력사도 있었다.

이들 협력사들은 르노삼성차의 신차인 XM3 수출 물량과 내부 판매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XM3 엔진 결함 이슈가 터지면서 상황이 쉽게 개선될 것이라고 보는 협력사는 많지 않았다. 김해에 위치한 한 협력업체는 “XM3 매출 증가가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부산의 또 다른 협력사는 “지난해까지는 XM3 인기로 어느 정도 생산량이 확보됐으나 최근 엔진 결함 이슈가 터지면서 물량이 다시 없어졌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르노삼성차 구조조정은 지역 협력업체 어려움으로 직결되는 만큼 협력사 피해를 최소화하고 구조조정이 고용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동시에 지역 부품사들이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공급망 참여를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체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