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티 커피 전문 카페Ⅱ] 오구카페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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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 한 잔마다, BEAN나는 개성

커피를 내리던 오구카페 오범철 대표가 잠시 포즈를 잡고 있다(위). 카페 테이블에서 내다보이는 남항대교와 바다풍경. 커피를 내리던 오구카페 오범철 대표가 잠시 포즈를 잡고 있다(위). 카페 테이블에서 내다보이는 남항대교와 바다풍경.

영도대교를 건너 남항방파제 앞 남항서로로 달려가면 선박 관련 업체 사무실이나 공장이 줄지어 나타난다. 여기서 조금만 더 이동하면 최근 부산의 인기 여행지로 떠오른 흰여울마을이 나온다.

남항방파제에서 남항서로가 왼쪽으로 꺾어지는 모퉁이에 커다란 5층 건물이 보인다. 풍광이 뛰어나 젊은 연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오구 카페(대표 오범철)’다. 하지만 이곳이 바다를 보면서 맛있는 스페셜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장소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는 것 같다.


남항대교 뷰도 즐길 수 있는 영도 카페

물로 카페인 없앤 디카페인 향 풍부

살구·바닐라·자몽 맛 ‘케냐 뚱구리 AA톱’

콜드브루+바닐라빈+생크림 ‘콜크바’ 인기


케냐 뚱구리 AA 톱 케냐 뚱구리 AA 톱
콜크바 콜크바

오구 카페는 원래 선박부품 회사였다. 이 장소에도 인근처럼 공장과 사무실이 있었다. 대학교 기계과를 졸업해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오 대표는 전망이 빼어난 이 곳에 카페를 차리기로 하고 건물주인 아버지를 설득했다. 그것이 벌써 8년 전 일이었다.

커피에 문외한이었던 그는 여러 학원에 다니면서 커피를 공부했다. 지인의 카페에서 직원으로 일하면서 실무 경험을 쌓기도 했다. 사단법인커피협회의 자격증을 딴 것도 이 때였다.

오구 카페에 들어가면 1층의 상쾌하면서 환한 분위기가 기분을 좋게 한다. 시원한 유리창 너머로는 남항과 바다 건너 남부민동 풍경이 아스라이 펼쳐져 있다. 옥상은 이름 그대로 ‘루프 톱 카페’다.

오 대표는 “흰여울마을에 인생사진을 찍으러 왔다가 돌아오는 길에 카페에 들르는 손님이 많다. 우리 카페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정말 예쁘다. 일부러 야경을 보러 오는 손님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오구카페 커피의 특징으로 목 넘김이 깔끔하다는 점을 들었다. 대행업체에서 받아오는 생두는 주로 브라질, 과테말라, 에티오피아, 케냐 산 스페셜티 커피다. 그는 “좋은 생두를 쓰면 아름다운 꽃 향과 고소한 카라멜 향이 난다”고 말했다.

하얀 잔에 담긴 과테말라 디카페인 커피가 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하얀 테이블에 놓였다. 화학물질 대신 물로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다. 오 대표는 “화학물질을 쓰면 산미도 제거된다. 물을 사용하면 카페인만 제거돼 향미가 많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디카페인 커피를 담은 것과 똑같은 하얀 잔에 케냐 뚱구리 AA 톱이 담겼다. 같은 색깔이지만 맛은 확연히 다르다. 처음에는 살구 맛이 은은하게 느껴지지만 나중에는 바닐라 향과 초콜릿 맛도 음미할 수 있다. 조금 식으면 자몽 분위기도 감지할 수 있다.

오구카페에서 여름에 가장 인기 있는 커피는 여성 취향에 맞춘 콜크바다. 콜드브루에 바닐라 빈과 생크림을 첨가한 커피다. 맛있는 스페셜티 커피의 풍미를 즐기면서 달콤한 바다 향은 보너스로 느낄 수 있다.

오구카페의 아메리카노도 스페셜티 급 원두를 섞어 내린다. 오 대표는 “단가는 비싸지만 훨씬 깔끔하고 부드럽다”고 설명한다. 그는 “지역주민보다 여행객이나 다른 지역 손님이 많다. 영도를 찾는 사람들에게 오구카페만의 커피를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구카페/부산 영도구 남항서로52. 010-4100-3356.

글·사진=남태우 선임기자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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