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모차르트 미발표곡

곽명섭 논설위원 kms01@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요한네스 크리소스토무스 볼프강구스 테오필리우스 모차르트(Johannes Chrysostomus Wolfgangus Theophilus Mozart). 인류가 낳은 최고의 음악가인 모차르트의 긴 본명이다. 날 때부터 매우 예민한 음감을 지녔던 모차르트는 그의 천재성을 알아본 아버지 손에 이끌려 6살 때부터 유럽으로 ‘연주 여행’을 다녔다고 한다. 어린아이에겐 고된 여행이었지만, 이를 통해 유럽에 신동(神童)의 등장을 알렸다.

모차르트는 곳곳을 다니면서 유럽 역사에 이름을 올린 많은 명사를 만났다. 화려한 도시 빈에 갔을 땐 한 살 위였던 7살 마리 앙투아네트 공주를 만나 “나중에 내 아내가 되는 게 어때?”라며 천진스러운 말을 했다는 일화도 있다. 후에 프랑스 왕비가 된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혁명 당시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라는 말로 민중을 자극하다 단두대에서 처형됐다.

7살 때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대문호 괴테를 만나기도 했으며, 10대 때는 영국 런던으로 가 바흐의 아들에게 교향곡 작곡법을 배웠다. 전 유럽에 명성을 떨치던 28살 때는 독일에서 찾아 온 14살 소년 베토벤을 가르친 적도 있다고 한다.

모차르트는 이처럼 35년의 짧은 생애 중 14년을 집을 떠나 여행 중이었다. 고단하고 바쁜 와중에도 모차르트는 무려 600여 곡의 보석 같은 작품을 인류에게 선물로 남겼다. 오스트리아 음악학자 쾨헬의 모차르트 작품번호 목록에는 626번까지 정리돼 있다.

그런데 최근 이 목록을 더 늘려야 할 일이 생겼다. 모차르트의 미발표곡이 발견된 것이다. 이는 1956년 이후 65년 만이라고 한다. 모차르트 연구기관인 모차르테움에 따르면 이 곡은 1분 34초 길이의 피아노 작품으로, 모차르트가 17살 때 이탈리아 여행 중 작곡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이 미발표곡은 우리나라 천재 피아니스트 조성진(27)이 초연자로 선정돼 더욱더 화제다. 조성진은 모차르트의 265번째 생일인 올해 1월 27일(현지 시간), 그의 고향인 잘츠부르크에서 최초로 이 곡을 연주했다.

18세기 중반의 모차르트와 21세기의 조성진 간 만남이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는 ‘모차르트 주간’의 하이라이트인 셈이다. 인류의 영혼과 같은 작품을 남긴 대작곡가의 미발표곡도 가슴이 설레는데, 더구나 이를 우리나라가 배출한 세계적인 연주자가 초연한다니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곽명섭 논설위원 kms01@busan.com


곽명섭 논설위원 kms01@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