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불 돌파 비트코인, 10만불까지 넘보나?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5만 달러 선을 넘어섰다. 지난해 4배 폭등한데 이어 올들어서만도 벌써 70% 이상 급증하면서 향후 추가 상승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망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10만 달러까지 치고 올라간다는 이야기가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버블’이라며 3년 전 대폭락 사태를 소환하기도 한다.
가상화폐 사이트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17일 오후 3시(한국시각) 현재 미국에서 비트코인은 개당 4만 9727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밤 5만 584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 5만 달러 선을 돌파했다. 17일 오후 국내 가상화폐 거래사이트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5500만 원을 넘어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의 이러한 비트코인의 급등은 글로벌 기업들과 금융사들이 조금씩 비트코인의 자산가치와 기능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8일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1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구입하고, 향후 차값을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 중 하나인 뱅크오뷰뉴욕(BNY)멜론이 고객 자산관리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도 중기적으로 포함하겠다고 선언했다. 신용카드사 마스터카드가 비트코인을 지급결제 수단 가운데 하나로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때문에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이번 상승세가 2017년 정점을 찍은 뒤 이듬해 폭락했던 당시와는 많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2017년 말 2만 달러에 육박하다 이듬해 곧바로 3000달러대로 80% 이상 폭락했을 당시에는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시장을 견인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지금은 글로벌 기업과 금융회사 등이 랠리에 가세했다는 것이다.
이런 낙관론을 반영하듯 비트코인이 10만 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월가의 투자 전문지인 ‘인베스팅닷컴’은 17일 ‘최근 급등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1년 내 두 배인 10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블룸버그도‘비트코인의 변동성이 계속되겠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다음 고지를 형성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은 10만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대한 회의론이나 경계의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는다. 옹호론자 사이에서도 단기적인 가격 급변동 가능성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글로벌 금융당국이 여전히 비트코인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향후 비트코인의 상승을 막는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실제 통화가 아니라면서 “ECB는 그것을 매수하거나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역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인도 정부에선 아예 민간 가상화폐의 유통 금지를 추진하는 입법을 추진 중이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