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도 모자라 역대 최소 득점… ‘동네북’ BNK 감독 사퇴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 썸의 초대 사령탑 유영주 감독이 극심한 성적 부진에 22일 사퇴했다.
BNK는 "유 감독이 정규리그 종료 직후 정충교 단장과의 면담에서 구단의 재계약 여부와 관계없이 사의를 표명했고, 구단도 그 뜻을 존중해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유 감독을 보좌한 코치진도 모두 물러났다.
5승 25패 최하위로 시즌 마감
최종전서 고작 29득점 굴욕
얇은 선수층·잦은 실수 ‘졸전’
유영주 감독·코치진 전원 퇴진
3월 중 새 감독 선임 조직 개편
유영주 감독은 2019년 4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위탁 관리를 맡고 있던 KDB생명(당시 네이밍 스폰서 OK저축은행) 구단을 인수해 창단한 BNK의 초대 사령탑을 맡아 팀을 이끌어 왔다. 2012년 KDB생명 이옥자 감독 이후 여자프로농구 사상 두 번째 여성 정식 감독이었다.
유 감독을 필두로 최윤아, 양지희, 변연하 코치 등 사상 처음으로 코치진을 모두 여성으로 꾸린 BNK는 첫 시즌인 2019-2021시즌 6개 팀 중 5위에 자리했고, 이번 2020-2021시즌엔 최하위에 머물렀다.
특히 21일 아산 우리은행과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리그 역대 한 경기 최소 득점인 29점밖에 올리지 못하며 29-55로 완패, 9연패로 시즌을 마쳤다.
유 감독은 "창단 이후 성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아쉬운 결과를 보여드려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BNK는 WKBL 일정이 모두 마무리 되는 3월 중 새 감독과 코치진을 선임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올 시즌 BNK 썸은 5승 25패로 최하위를 기록하며 극심한 성적 부진에 시달렸다. 여기에 전날 리그 최종전에서 팀이 29점으로 여자프로농구 사상 최소 득점을 기록하며 최악의 졸전을 펼친 것이 사퇴에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21일 최종전을 부산 금정구 BNK센터에서 홈경기로 치른 BNK는 최강자 우리은행을 만나 29-55로 완패했다. 리그 9연패, 최소 득점, 안방을 우승팀 시상식에 내주는 굴욕까지 맛봤다. 종전 최소득점은 2018년 12월 인천 신한은행이 기록한 34점이다.
이날 경기에서 BNK는 얇은 선수층, 저조한 야투 성공률, 잦은 실수, 선수들의 심리적 불안정 등 그동안 지적됐던 문제점을 모두 드러냈다. 경기 초반에는 많은 활동량으로 우리은행의 수비를 흔들었지만 상대의 견고함에 고전했다. 특히 1쿼터 종료 2분 전까지 한 골도 넣지 못하며 끌려갔다.
3점슛 성공률은 5.6%에 그친 반면 턴오버(실수를 범해 상대에게 공격권을 넘겨준 상황)는 9개로 우리은행보다 3개가 많았다. 팀의 기둥인 진안이 10득점 13리바운드로 뛰었지만 동료들이 뒷받침 하지 못하며 팀의 굴욕스러운 패배를 막지 못했다.
유영주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잘못된 경기결과에 대해서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며 사퇴를 암시했다. 그러면서도 유 감독은 "비바람 맞아가며 커가는 단계다. 선수들이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선수들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