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법대 출신 스타트업 ‘모두싸인’, 115억 투자 유치…업계 ‘들썩’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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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 전자계약 서비스인 ‘모두싸인’의 서비스 화면. (주)모두싸인 제공 간편 전자계약 서비스인 ‘모두싸인’의 서비스 화면. (주)모두싸인 제공

한국의 ‘도큐사인’이라 불리는 ‘(주)모두싸인’이 115억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모두싸인은 부산대 법학과 출신들이 모여 만든 전자계약 서비스 업체다. 부산 스타트업으로서, 시리즈C에 해당하는 100억 이상을 투자받는 경우는 흔치 않아 이번 투자유치를 놓고 업계가 매우 고무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모두싸인은 23일 “115억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면서 “이번 투자는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주도로 이뤄졌으며 브리즈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와 기존 투자자인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2015년 창업한 모두싸인은 코로나19 사태 후 1년 사이 유료 이용 계정 수가 5배 증가해 누적 이용자수가 108만 명을 넘어서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모두싸인은 한국 존슨앤드존슨, 포스코, 카카오 등 다양한 규모와 업종에서 8만 7000여 고객사를 확보한 국내 1위 전자계약 서비스 업체다. 이메일과 카카오톡, 문자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전자계약을 맺을 수 있으며, 근로계약은 물론 입점, 용역, 가맹, 부동산계약 등 활용 분야도 다양하다.


국내 1위 전자계약 서비스 업체

8만 7000여 고객사 확보 힘입어

소프트뱅크벤처스 주도 투자 성사

근로계약·입점 등 활용 분야 다양

“서비스 고도화 위한 노력 지속”


특히,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업무가 급격히 늘면서 전자계약 이용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수백 명, 수천 명의 동의서나 계약서가 필요한 기업들의 경우 전자계약 방식의 편리성은 물론이고 보관과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전자계약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추세다. 공인인증 제도 폐지, 중소벤처기업부의 ‘K-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 같은 정부 정책 변화도 전자계약 확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는 세계적인 현상으로, 미국 전자서명 시장 점유율 1위인 도큐사인(Docusign)의 경우 코로나 이후 시가총액이 3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부동산 전자계약 시장의 확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에도 직방이 설립한 프롭테크 기업 전문 벤처캐피탈 브리즈인베스트먼트가 투자에 참여했다.

투자를 주도한 소프트뱅크벤처스 최지현 수석은 “원격 근무의 증가에 따라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계약을 완료할 수 있는 전자계약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지금은 종이계약에서 전자계약으로 패러다임이 넘어가는 중요한 시점으로 모두싸인이 선점해갈 시장의 높은 성장성에 주목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모두싸인 115억 투자소식을 부산시도 반겼다. 이수일 부산시 일자리창업과장은 “모두싸인은 부산에서 유니콘(기업 가치가 1조 원 이상인 스타트업)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 중 하나일 정도로 주목받는 기업이자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이라면서 “이 정도 투자를 받았다는 건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된 기업이라는 의미이며, 민간영역 뿐 아니라 공공영역에서도 전자계약이 확산될 가능성이 많아 모두싸인의 확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또 “일례로 부동산 가계약 관행에서도 알 수 있듯 일상적 관행과 법률효과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해 분쟁이 많은데, 전자계약 서비스 확대는 분쟁 가능성도 줄여 법적 약자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싸인 공동창업자 4명은 2015년 전신인 ‘로아팩토리’를 만들어 변호사 소개 서비스를 제공하다 본질은 ‘계약’에 있다는 생각에 다다랐고, 전자계약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다.

모두싸인 이영준 대표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개발 투자와 마케팅, 인재 채용에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서비스 범위를 API 연동, 대면 계약, 관리자 기능 등으로 확장하고 계약서 제작, 검토, 계약 관리, 자동화의 영역까지 다루는 계약 생애 주기 서비스와 Legal Tech(리걸테크·첨단기술 활용 법률 서비스) 영역으로 확대해가겠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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