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철회” 신라대 청소노동자들 철야 농성 돌입
신라대가 열악한 재정을 이유로 청소노동자를 해고하자 이들이 24시간 농성에 돌입했다. 양측 이견이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신라대 농성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24일 사상구 신라대 대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라대는 코로나19시기 대학경영 위기를 학교에서 가장 취약한 최저임금의 비정규직 간접고용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즉각 해고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대학본부·총장실 앞에서 농성
대학 “재정난… 교직원이 청소”
신라대는 이번 달 초 청소노동자 51명을 고용하지 않겠다고 청소 용역업체에 통보했다. 이들의 계약 기간은 이번 달 28일까지다. 이에 대해 청소노동자들은 부당한 해고라며 매주 3회씩 집회를 열어 왔고, 지난 23일부터 대학본부 1층과 총장실 앞에서 24시간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부산일반노조 배성민 부장은 “학교 전체 재정의 10%인 대학 운영비 예산 중에서도 극히 일부인 청소용역 예산을 삭감해 청소노동자를 고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노동자를 일개 소모품으로 보는 사고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사립대 운영자들의 노동과 인간에 대한 가치와 철학 부재가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자들은 학교 측이 해고를 철회하지 않으면 농성을 계속할 계획이다. 학교 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새 학기가 시작되는 다음 달까지 농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신라대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한 청소노동자는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 대부분 평균 10년 이상 근무했고 혼자서 생계를 담당하는 사람이 많아 우리에겐 생존권의 문제”라며 “아무런 절충안 없이 무단으로 나가라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라대는 학령인구 감소와 코로나19로 지역 대학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청소노동자 고용 해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신라대는 교직원이 직접 건물을 청소해 업체에 매년 지급하는 17억 원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신라대 대외협력팀 관계자는 “지역대학이 정원도 못 채울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청소노동자들과 재계약을 못 했다”면서 “학교는 10년 동안 등록금이 동결됐고 직원 명예퇴직도 받는 상태로, 내부에선 어떻게든 이 위기를 돌파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현 기자 kksh@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