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논리로 가덕신공항 결정됐다고? 사실은 그 반대!”
특별법 숨은 공신 송영길 의원
“과거 정부 잘못 바로잡은 것”
지난달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본궤도에 올려지는 데 기여한 이들 중에서 오랫동안 ‘가덕신공항 홍보대사’ 활동을 마다하지 않은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빼놓을 수 없다.
5선 국회의원이자 인천시장을 지낸 송 의원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덕신공항 추진에 힘을 보탠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해 12월 부산시 명예시민이 되기도 했다. 7일 부산을 찾은 송 의원은 “가덕신공항은 이제 첫 단추를 끼웠을 뿐”라면서 “3년 전만 해도 다들 ‘과연 될까’하는 소극적인 분위기와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강했는데,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일들이 쌓여서 이룬 값진 성과라 생각한다”고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송 의원은 수도권 언론과 대구·경북의 반대 논리에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정치 논리로 가덕신공항이 결정됐다고 공격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다”라며 “과거 정부의 정치공학적 선택으로 왜곡돼 오랫동안 표류하던 가덕신공항이 이제서야 바로잡힌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특히 “심상정, 진중권 등 진보 정치인과 논객을 자처하는 이들까지 이런 주장에 영합하는 건 유감이다. 이전 비용 28조 원, 군 공항 이전 등은 모두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과연 얼마나 현장을 돌아보고 공부했는지 의심스럽다. 동남권 관문공항을 만들어도 시원찮은데, 김해공항을 동네공항으로 추락시키는 데 동조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인천공항과 20분 거리’를 내세우며 인천에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유치하기도 한 그는 김해공항 V자 활주로 안을 그대로 뒀다면 화물 처리 능력이 연간 13만 t에서 6만 3000 t으로 줄어든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덕신공항이 항공 화물 63만 t을 처리할 수 있고, 오사카 간사이 공항이 80만 t 규모인 데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더구나 인천공항이 화물 처리 능력을 연간 500만 t 수준에서 향후 1000만 t 규모로 확장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부울경 화물 26만 t 중 25만 t이 인천공항으로 가는데, 수도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도전하는 송 의원은 더욱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이날 아침 동래부사 송상현의 후손으로서 사하구 몰운대에 있는 정운공 순의비를 참배했다는 그는 “친일 세력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고 놔두니 역사를 왜곡해 2차 피해를 입히는 것처럼, 과거 정부와 국토부의 잘못을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억지 방어에 나서고 후세에 2차 피해가 발생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임진왜란 당시 부산포해전에서 전사한 녹도만호 정운 장군은 이순신 장군에게 적을 섬멸하는 관할권을 따지지 않고 경상도로 출병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가덕신공항을 지지하는 그를 향한 인천 시민들의 반발에 대해서도 “당 대표를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한 지역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와 민주당 부산시장 보선 후보로 선출된 김영춘 후보의 인연도 눈길을 끌었다. 송 의원은 “1984년에 저는 호남 출신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고, 김영춘 후보는 부산 출신 고려대 총학생회장으로 동지이자 친구로 지낸다. 호남 영남을 따지지 않은 정운 장군처럼 부산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그를 돕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부산에서 처음으로 돛을 올리는 세계 최장 ‘트랜스 유라시아 랠리’의 명예조직위원장이기도 한 송 의원은 “코로나19로 국내 행사와 부산에서 포르투갈까지 랠리를 진행하는 데 여러 가지로 힘들지만 순조롭게 행사를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익 기자 run@busan.com
박세익 기자 r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