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국 첫 '친환경 수소 마을'… 서·금사의 변화에 주목한다
부산 금사공업지역 인근 주민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사업이 도시재생 모델로 본격 추진될 전망이라고 한다. 해당 민간기업은 13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부산 금정구 금사회동동 도시첨단산업단지에 20MW 규모의 수소연료 발전소를 건립할 계획이다. 20MW는 6만 세대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주민들도 출자를 통한 협동조합을 결성해 부산시 공공 유휴부지에 40~60MW 규모의 대형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별도로 건립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조합 발전소를 통해서 나오는 수익금과 기금으로 마을 복지와 재생 사업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주민 참여형 수소 에너지 사업 첫 탄생
에너지 전환, 마을 재생의 마중물 되길
주민이 수소에너지 발전 사업에 직접 참여해 노후 공업지역과 주거지 도시 재생까지 해결하는 ‘친환경 수소 마을’ 모델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이번 서·금사회동동 주민참여형 연료전지발전 사업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주민 참여를 통해 발전소 운영을 둘러싼 지역 내 갈등이 상당 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사업은 2년 전 주민들이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시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해 중단됐다. 주민들은 ‘발전소 건립 결사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주민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해당 기업과 회의를 갖고 수소 에너지의 안전성과 주민참여를 통한 수익 창출, 도시 재생 명분에 대해 공감하면서 사업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한다.
전국 최초의 연료전지발전소 주민협동조합은 지원 기금과 수익금 등을 합쳐 다양한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주민들은 부산시와 정부 지원을 받아서 인근 지역의 공장, 주택, 목욕탕 등에도 태양광과 연료전지를 보급하는 등 지역에너지 자립화를 추진하겠다고 한다. 특히, 혐오 시설로 분류되고 있는 금정구 회동동 부산건설안전시험사업소 유휴부지를 임대해 발전소를 설치하고, 발전 수익금으로 수영강 상류 환경개선사업과 꽃 축제도 진행할 예정이다. 발전소 폐열을 이용한 애견 수영장과 애견 파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소 공사와 준공 이후 운영으로 인한 주민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이번 ‘친환경 수소 마을’ 합의는 주민 수익과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금사 지역 일대 재생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이를 계기로 지역에서도 탄소 제로 시대에 맞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차근차근 만들어야 한다. 현재 SK, 현대, 포스코 등 5개 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 생산과 유통·저장, 활용 등 수소경제 전 분야에 43조 3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도 ‘2050 탄소 중립’ 목표를 세우고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탄소 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이야기다. 늦었지만,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과 이를 통한 도시 재생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부산시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