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윤석열 ‘정치 감각’ 상당…野 영입 여건 만드는 게 중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17일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감각’에 대해 “(여권의) 모욕적인 반응에도 일체 반응 없이 짤막한 멘트만 하는 것을 보고, 그 정도 훈련이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특강에서 “윤 전 총장이 헌법정신, 법치주의, 국민상식을 얘기한 타이밍과 메시지를 보면 정치 감각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장관은 10년 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정치에 입문했을 때 ‘멘토’ 역할을 했었다. 그는 윤 전 총장과 파평 윤씨 종친이기도 하다.
그는 윤 전 총장이 부상하는 현상이 과거 ‘안철수 현상’과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윤 전 장관은 “안철수는 국민들이 정치인으로 보지 않았지만 윤석열은 검찰총장이 정치하는 자리는 아니나 현실정치에 휘말렸다”면서 “당시 (안철수 신드롬은) 사막을 가는 사람이 목이 타서 신기루를 본 것”이라고 회고했다.
윤 전 장관은 “국민의힘의 윤 전 총장 영입이 성사된다면 강력하고 당선 가능성 높은 대선주자가 아닐까”하고 전망하면서도 윤 전 총장이 올 수 있는 여건과 상황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는 인식을 보였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으로서는 국민의힘과 함께 하기에는 당 정체성에 대해 께름칙할 것이기에 당에서 이를 정리해줄까 하는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사법처리한 윤 전 총장에 대한 보수 지지층의 거부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윤 전 장관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사법적 차원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것은 정치 행위라 이를 분리해서 대응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윤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당 정체성이 께름칙하겠지만, 그렇다고 제3지대 세력을 만들 것인가”라며 “큰 선거일수록 거대 정당의 하부 조직이 중요하다. 1∼2년 내 당을 만들어서 하는 건 어렵다”고 조언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