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110만 그루 심은 효과”… 부산항 대기오염 물질 준 비결은?
부산항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선박으로 인한 항만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이 약 2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항만공사는 지난해 컨테이너선과 자동차 운반선 등 저속운항 대상 선박 1만 3723척 중 42%(5782척)가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대기오염 물질 4만 2862t이 감축돼 프로그램 시행 전 전체 배출량(16만 3592t)의 26.2%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간주태 부산항만공사 항만운영실장은 “지난해 감축된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을 환산하면, 소나무 110만 그루를 심은 효과에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선박이 저속운항해역에서 일정 속도 이하로 운항할 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3만t급 컨테이너선을 기준으로 저속운항 적용 때 연료 사용량 절감에 따른 미세먼지 배출 저감량이 12.1kg에 이른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부산, 인천, 울산 등 주요 항만 도시의 대기오염 물질 배출 문제가 부각되자 항만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2019년 11월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 운영방안을 수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부산항만공사도 지난해 2월 세부 운영계획을 세워 저속운항 프로그램 시행에 들어갔다. 프로그램 참가 선박에는 연 15억 원의 상한액 범위 내에서 선박 입출항료 감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 감면율은 컨테이너선과 세미컨테이너선 30%, 자동차 운반선 15% 수준이다. 특히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1월부터 3월까지는 감면율을 10%포인트(P) 올려주기로 했다.
프로그램 참가 신청서를 제출한 선사에는 저속운항 준수 여부 검증을 통해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연간 결산을 통한 일괄 지급 방식으로 올 4월 처음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하게 된다. 부산항만공사 측은 “신청 선박의 저속운항 준수 여부에 대한 3차 검증이 현재 진행 중”이라며 “아직도 프로그램에 대해 모르는 선사와 해운대리점이 많아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항만공사는 오는 7월 저속운항 자동 검증 프로그램을 추가 구축할 방침이다. 또 해수부와 4개 지역 항만공사 공동으로 올 4월부터 연말까지 ‘선박 기인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 산출 알고리즘 개발 연구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선박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을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항만 대기질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