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두기 재사용' 부산 돼지국밥집 영업 재개… "죄송합니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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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 강 씨(왼쪽)가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업주 강 씨(왼쪽)가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제 잘못이 큽니다. 손님들에게 너무 죄송합니다."

깍두기 재사용으로 논란이 됐던 부산 동구 범일동 돼지국밥집이 29일 오전 영업을 재개했다.

지난 7일 사건 발생 이후 22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업주 강 모 씨는 "열심히 할 테니 도와달라"며 눈물을 흘렸다.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받는 동안 재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강 씨는 며칠 밤낮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무너져 내리는 마음에 극단적인 선택도 생각했다.

그는 "7남매가 함께 쓰는 단체 채팅방에 '죽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16년간 흘린 땀과 눈물이 하루아침에 물거품 되니 가슴이 미어졌다"고 했다. 강 씨의 상태를 예사롭지 않게 생각했던 형제들과 아들, 딸은 그녀의 곁을 지키며 마음을 다독였다. 이날 가게 문을 열 때도 형제들이 그녀를 도왔다.

강 씨는 "코로나 시국에 반찬을 재사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될 일이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은 많지만, 기본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반찬 재사용'에 대한 우려를 떨쳐버리기 위해 깍두기를 비롯한 김치, 새우젓, 된장 등 갖은 반찬은 손님이 직접 갖다 먹을 수 있도록 셀프코너를 만들 예정이라고 했다.

강 씨는 가게 입구 거울에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쓴 글귀를 붙여놨다.

그는 "오늘 문을 열면 손님들이 오실까 걱정했는데, 마침 단골들이 국밥을 맛있게 먹고 갔다. 정말 고마웠다"며 "이번 일이 전화위복이 되었으면 한다"며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강 씨가 직접 쓴 문구. 가게 입구 거울에 붙어있다. 강 씨가 직접 쓴 문구. 가게 입구 거울에 붙어있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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