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영수증도 참았는데…" 구미 언니 전남편 울분의 靑 청원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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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여아의 친모가 아닌 언니로 드러난 김모씨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여아의 친모가 아닌 언니로 드러난 김모씨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구미에서 3세 여아가 방치돼 사망한 사건과 관련, DNA 검사를 통해 친모에서 언니로 밝혀진 김모 씨(22)의 전 남편 A씨가 김 씨의 엄벌을 호소했다.

12일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쓰레기집에 제 딸을 버리고 도망간 구미 OOO의 엄벌을 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어제 나온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을 보고 분노하는 마음을 억누를 길이 없어 고민 끝에 글을 올린다"고 말했다.

A씨는 "(김씨) 가방에서 모텔 영수증이 나와도 OO이(숨진 아이)를 생각하면서 참았고, 신발장에서 임신 테스트기 30개를 발견했을 때도 용서했다"며 "사랑하는 아이가 저처럼 아빠나 엄마 없이 자라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OO이를 옆에 재워둔 채 밤새 집을 나간 김씨가 다음 날 들어와 남자가 있다 하더라"며 "그 남자가 OO이를 책임져 주겠다고 했느냐 물었더니 '그건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씨에게 나가라고 말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OO이가 엄마를 부르면서 달려가 안겼다. 지금도 그 순간이 너무 원망스럽게 기억난다"고 했다.

A씨는 아이를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아빠가 돼야겠다고 다짐했고, 자신이 떳떳한 직장을 얻어 돈을 벌어 올 때까지 김씨에게 잠시만 아이를 키워 달라고 부탁했다. 아래층에 김씨 부모도 거주하고 있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많을 것으로 판단했다. 아이의 곁을 떠난 A씨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며 두 달가량을 보냈다.

A씨는 "조금씩 회복하며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김씨가 만나는 남자가 대기업을 다니며 돈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 남자가 OO이를 예뻐한다는 소식도 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그 남자를 아빠로 알고 살아간다면 저는 너무 슬프겠지만, 저처럼 무능력한 아빠보단 그 남자가 아이를 더 잘 먹이고 좋은 옷을 사 입힐 수 있겠지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씨는 제가 OO이를 한 번 보러 가겠다고 해도 답이 없었다. 이듬해 겨우 한두 번 보러 갈 수 있었다"며 "장인 장모가 돌봐주고 새 남자가 아껴줘 저 없이도 잘 지낸다는데, 더 이상 제 자리는 없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A씨는 지난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본 후 당시 OO이를 아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아이가 악취 나는 집에서 이불에 똥오줌을 싸며 고픈 배를 잡고 혼자 쓰러져 있었을 것"이라며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다"고 고통스러워 했다.

그는 "그러다 김씨의 배가 점점 불러왔다고 해 시기를 계산해보니 집에서 제가 나가기도 전에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얼마나 그 남자 애를 갖고 싶었으면 수십 개의 테스트기를 사서 매일 임신을 체크했을까. 그렇게 갖고 싶던 애가 들어서고 배가 불러오니 OO이는 점점 눈 밖에 났나 보다"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8월, 그나마 평일 낮에라도 집에 가서 OO이를 챙기는 것도 귀찮아진 김씨는 어느날 부턴가 빵 몇 조각과 우유 몇 개를 던져 놓고 다시는 그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고 한다"며 "새 아이를 곧 만나게 될 테니 헌 아이는 보기 싫어진 건지 모르겠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며칠이 지나고 김씨는 OO이가 굶어 죽을 거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며 "비가 내리고 찌는 듯 더운 날이 지나갔던 8월, 먹을 것도 없고 옷에 똥오줌 묻혀가며 쓰레기 더미에 기대 지쳐갔을 아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미칠 것만 같다. 저는 왜 아이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을까"라고 토로했다.

A 씨는 "김 씨는 희대의 악마이고 살인마"라며 "어떻게 새 남자와 신혼처럼 밤을 보내기 위해 그 꽃잎보다 고운 아이를 수백일 동안 혼자 내버려 둘 수가 있나.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가 있냐"고 분노했다.

그는 또 "이건 막장드라마도 아니고 술안주도 아니다. 아이 엄마가 제 딸을 죽인 이야기"라면서 "그 아이에게 제 유전자가 있든 없든 상관없다. 제가 딸로 키웠던 아이다. 그럼 그 아이는 제 OO이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힘을 모아달라. 김씨가 살인에 응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재판부를 압박해 달라"며 "'그것이 알고싶다'에 나온 귀 접힌 아이가 어딘가 살아있다면, 찾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 부탁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앞서 지난 9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살인 및 아동복지법·아동수당법·영유아보육법 등 4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씨는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당초 김씨는 숨진 아이의 친모로 알려졌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의 유전자 검사 결과 숨진 아이와 자매 관계인 것으로 드러났다. 숨진 아이의 친모는 김씨의 어머니인 석모(48)씨로 밝혀졌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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