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앞으로…” 지자체장 출마로 선회하는 금배지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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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부산일보DB 전재수. 부산일보DB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에 ‘과거와 다른’ 기류가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과 정치 지망생들이 차기 총선 대신 내년 지방선거 출마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금배지 대신 지방자치단체장에 더 관심을 두는 이유는 뭘까. 8회 지방선거(2022년 6월 1일)를 415일 앞둔 12일 현재 부울경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이다.


박재호·전재수 등 시장 출마 검토

구청장 준비 정치 유망주 많아

울산시장도 이채익·서범수 등 거론

국회의원 특혜·막강 권한은 옛말

현역 중진 의원들도 입지 좁아져


21대 총선 이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금배지를 다는 게 최고의 목표였고, 지자체장은 후순위로 밀려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현역 의원은 물론 정치 지망생들이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출마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거나 준비 중이다.

부산에선 박형준 시장이 당선되면서 국민의힘 현역들은 출마가 사실상 힘들어졌지만 박재호·전재수·최인호 의원 등 민주당 현역들은 내년 부산시장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서 낙마한 김영춘 전 의원과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의 재도전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을 맡고 있는 울산과 경남은 정반대 상황이다. 민주당 출마자는 없고 국민의힘은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울산에선 이채익(3선) 박성민 서범수(초선)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현역들의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남에선 윤영석(3선) 박완수 윤한홍(재선) 의원이 사실상 출마 준비에 돌입했고, 조해진(3선) 강민국(초선)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선의 강기윤 의원은 인구 100만의 창원시장 출마 결심을 굳혔고, 이달곤(재선) 의원도 출마를 준비 중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원외 인사들 중에는 부산남고-경찰대 출신인 김원성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최근 국민의힘 복당을 계기로 영도구청장 출마를 준비 중이고, 송숙희(부산 사상구) 전 구청장과 나동연(경남 양산시) 전 시장도 내년 재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세 사람 모두 총선 출마를 준비하거나 검토한 적이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 최인호 의원에게 697표 차이로 떨어진 김척수(국민의힘) 사하갑 당협위원장도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지인들로부터 사하구청장 출마 요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이 밖에 10여 명의 부울경 출신 정치지망생들이 내년 지자체장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울경 지자체장의 인기가 급상승한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금배지의 매력’이 상당히 감소했다. 과거에는 국회의원의 특권과 위상이 상당했지만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 국회의원은 사생활과 재산이 공개되고 활동에 제약도 많다.

게다가 아직 입법화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여당 의원들이 국회의원을 세 번 이상 못하게 하는 법안을 제출해 놓은 상황이다. 그만큼 중진들의 설 자리가 없어 국회의원만 고집하다가는 ‘고급 백수’가 될 우려가 높다. 부산시장 보선 출마를 염두에 뒀던 서병수(5선) 의원은 “6년 만에 국회에 컴백했지만 별로 할 일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만큼 현역 의원, 그중에서 중진들의 입지가 축소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자체장은 조직과 인사, 재정을 장악하고 있으며, 웬만해선 한 번 당선되면 ‘3연임’까지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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