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준위 폐기물’, 피폭 막는 중성자 흡수체로 거듭난다
원자력연, 원전 방폐물 이용한 중성자흡수체 제조기술 개발
"3∼4년 내 상용화…폐기물 처분비용 3000억 원 절감"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피폭 방지 중성자 흡수체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병원, 산업체, 연구기관 등에서 발생한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에 드는 비용은 200L(리터)들이 한 드럼당 1500만 원 정도이다.
원자력연 박환석 박사 연구팀은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탄화붕소로 전환해 핵물질 저장·운반 때 연쇄적인 핵분열을 막거나 중성자 피폭을 방지하는 데 쓰는 중성자 흡수체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저준위 폐기물인 폐활성탄과 붕산 폐액 건조분말 온도를 1500도 이상 고온으로 빠르게 높이면 탄소와 붕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물질은 날아가고 중성자 흡수능력이 뛰어난 탄화붕소만 남게 된다.
기존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재활용 기술은 방사성 폐기물 처분 동굴의 채움재나 관리시설 내 차폐재 등으로 활용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서로 다른 세 가지 방사성 폐기물을 합성해 재활용을 넘어선 새 활용(업사이클링)이 가능한 기술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국내 원전에서 보관 중인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2만 5000드럼에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최대 3000억 원의 처분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극 저준위 금속폐기물을 이용해 중성자 흡수체를 담는 지지체까지 만들면 폐기물을 더 줄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환서 원자력연구원 고방사성폐기물처리연구실장은 "앞으로 3∼4년 안에 방사성 폐기물 기반 중성자 흡수체 생산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