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복' 주연 공유 “당신은 왜 사는지 묻는 작품…아직 답은 못 찾았어요”
시한부 전직 정보기관 요원 역할
강하면서 약한 인간의 양면 연기
“올해 연예계 데뷔 20주년
하루하루 소중히 살아가려 노력”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묻는 작품이에요.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질문이죠.”
배우 공유는 주연으로 나선 영화 ‘서복’을 이렇게 소개했다. 15일 개봉한 이 영화에서 그는 시한부 삶을 사는 전직 정보기관 요원을 연기했는데 그 모습이 흥미롭다. 강하면서도 유약한 인간의 양면을 하나의 캐릭터 안에 오롯이 담아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온라인 화상으로 만난 공유는 “복제인간 소재와 삶에 대한 물음이 작품 안에서 어떻게 버무려질지 궁금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공유는 이 작품에서 뛰어난 무술 실력을 지닌 전 정보기관 요원 ‘민기헌’을 연기했다. 병마에 시달리는 기헌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통증 속에 날이 서 있는 사람이다. 복제인간 ‘서복’을 이용한 골수 치료를 받기로 하고, 서복을 안전하게 이송하는 임무를 맡는다. 공유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머리가 좀 띵했다”며 “‘당신은 왜 살고 싶고 왜 사나’란 질문이 시나리오에 있었다. 그걸 보니 말문이 막히더라”고 했다. 그는 “좀 두렵기도 해서 처음엔 출연을 거절했다”면서 “그럼에도 (작품을) 뿌리칠 수 없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기헌이야말로 유약한 인간이라고 생각해요. 누가 죽음 앞에서 용감할 수 있을까요. 영화 찍는 내내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했지만, 아직 답을 찾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의미가 커요.”
스크린 속 공유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 수척하고 핼쑥하다. 시한부 삶을 사는 기헌을 표현하기 위해 그는 4개월 남짓 식단조절을 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관객이 놀랄 정도로 퀭하게 보이고 싶어 얼굴 살을 많이 뺐다”며 “기헌이란 인물을 고통스럽고 건강하지 못한 캐릭터로 각인시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기헌이 변기를 붙잡고 구토하는 첫 등장 신을 언급했다. 공유는 “촬영 당시 눈이 새빨개지고 목에 담이 올 정도로 공들여 찍은 장면”이라며 “생각보다 편집이 많이 되긴 했지만 말이다”고 웃었다.
‘서복’을 연기한 박보검과 차진 연기 호흡은 영화의 분위기와 메시지를 더 짙게 한다. 공유는 “남자 후배와 둘이서 영화를 끌어간 건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연기할 때 박보검 씨의 눈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면서 “다소 어둡고, 날카로운, 냉혈한 같은 눈빛을 발견해 신선하고 반가웠다”고 했다. 공유는 “아마 보검 씨가 제대하면 그런 부분을 분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관객 뒤통수를 칠 수 있는 비장의 무기를 가진 배우”라고 평가했다. “언론시사회를 앞두고 (해군에) 입대한 보검 씨에게 문자 메시지가 왔어요. 군대에서 힘들 텐데 영화도 많이 신경 써줘서 고마웠죠. 주변 사람들을 정말 잘 챙기는 친구예요. 예뻐할 수밖에 없는 후배죠.”
공유는 올해 연예계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2001년 SBS 드라마 ‘학교4’로 데뷔한 공유는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도깨비’, 영화 ‘김종욱 찾기’ ‘용의자’ ‘부산행’ 등 수많은 히트작에서 카멜레온 같은 변신을 계속해왔다. 공유는 “10주년이었던 적이 엊그제 같다”며 “이 정도 나이가 되면 태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들에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고 웃었다. 앞으로의 각오도 곁들인다.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원래 미래에 대한 걱정도 많고, 과거에 허우적댄 사람이었거든요. 이젠 내일 일어날 일보다 당장 오늘을 잘 살아내자고 생각해요. 인생은 한 번밖에 없으니까요.(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