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조선업계, ‘해외 패키지 수주’ 통해 위기 극복
수주 절벽 위기를 겪고 있는 소형 조선업계가 ‘해외 패키지 수주’ 전략으로 위기 타개에 나선다. 소형 조선업계가 2019년 이후 지속된 물량 고갈 위기를 넘기 위해 공동 전선을 펴기로 한 것이다. 특히 최근 소형 선박 수요가 많고 한국 조선 기술에 대한 신뢰가 큰 동남아 지역을 타깃으로 공략에 나선다.
부산서 패키지 지원사업 설명회
공동 전략 일환 ‘수주협의체’ 필요
소형 선박 수요 많은 동남아 공략을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KOMERI)과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BMEA), 부산해양엔지니어링산업협회, 산업통상자원부, 부산시는 15일 오후 부산역 아스티호텔에서 ‘해외 소형선박 수주 패키지 지원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는 패키지 사업에 참여할 설계·엔지니어링사, 조선기자재 기업, 소형조선소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설명회는 조선 관련 지원기관과 조합, 조선소 등이 하나의 협의체를 결성해 공동으로 해외 수주에 나설 전략을 협의하기 위해 열렸다. 발표자로 나선 박재현 KOMERI 수석연구원은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 소형선박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지만 소형조선업계는 해외 영업 조직이 없다 보니 수주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형 조선업계가 컨트롤타워가 될 하나의 수주협의체를 만들어 설계와 기자재, 조선 건조까지 패키지로 묶어 선박 수주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 동남아 소형선박 수주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사업을 위해 2025년까지 5년간 국비 37억 원도 확보돼 있다. 부산조선해양기자재조합이 위기 타개를 위해 국비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정치권 등에 긴급히 도움을 요청한 결과, 박재호·최인호·이주환 의원 등 지역 국회의원들이 국비 확보에 적극 나선 덕분이다.
앞으로 수주협의체가 만들어지면 협의체가 ‘설계+기자재’ ‘설계+기자재+한국 내 건조’ 등 선주 요구에 따라 조선소와 엔지니어링 업체, 조선기자재기업 등을 묶는 패키지 형태로 수주에 나서게 된다. 동남아 선주의 경우 선박 건조는 해당 국가의 조선소에서 하되, 설계와 기자재만 한국에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박 수석연구원의 설명이다.
특히 기존 단품 판매식 마케팅은 중국 등 개도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수출 한계에 도달한 만큼, 국내 기술의 우수성과 기술 전수 이점 등을 활용해 패키지 수주에 나서는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해양환경규제 강화로 LNG 추진기술 적용 등에 대한 문의도 동남아 국가에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섬이 많은 동남아 국가의 경우 여객선, 유람선 등 소형선박의 수요가 많다.
배정철 KOMERI 원장은 “수주가 이뤄져 국내 소형선박 관련 업계에 일감 낙수효과가 발생할 수 있도록 수주협의체에 많이 참여해 달라”고 독려했다.
한편, 국내 조선소별 수주잔량을 보면, 대형조선소는 2024~2025년까지의 물량이 있지만, 중형조선소는 2023년에 거의 끊긴다. 소형조선소는 2020년 이후 물량이 거의 없다.
글·사진=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