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너무 힘들어" 학교폭력에 시달린 부산 모 여중생의 눈물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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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로부터 머리가 잘린 학교폭력 피해 여중생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친구로부터 머리가 잘린 학교폭력 피해 여중생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엄마, 나 OO이야. 너무 힘들어. OO랑 OO가 괴롭혀. 맨날 때리고… 그래도 나에겐 OO이와 OO이가 있어."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는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한 여중생 부모의 글이 올라왔다. 이 여중생의 부모는 딸 아이의 편지와 피해 사실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을 공개하며 가슴 아픈 사연을 털어놨다.

자신의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중학교 2학년 여자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A 씨는 촉법소년법에 가로막혀 학교 폭력 처벌을 할 수 없는 상황에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고 했다. 때문에 학교에 다니는 딸이 친구로부터 계속 괴롭힘을 당하다 못해 성추행까지 받게 이르렀다며 경찰 도움을 청한 상태다.

하지만 A 씨는 딸을 괴롭히는 아이들이 촉법소년법에 적용돼 처벌을 받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촉법소년법은 범행 당시 14세 미만의 소년의 경우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 등을 받는다. 범행 당시 만 10세 이상에 대해서는 가정법원의 처분에 따라 보호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A 씨는 딸이 같은 반 친구 2명으로부터 상습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비밀번호를 알아내) 집에 무단으로 침입해 딸을 괴롭히는가 하면, 머리카락 등을 동의 없이 함부로 잘라 우스꽝스럽게 하고, SNS를 도용해 성인 남성과의 접촉 등을 수차례 시도했다"고 했다.

A 씨는 "가해 학생들의 성추행 사건은 현재 해바라이기센터를 통해 모든 진술을 마친 상태"라고 했다.

하지만 가해 학생 측 부모는 이러한 가해 사실에 대해 부정하고 있다며 민사소송을 통해 가해 학생 처벌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촉법소년법' 때문에 처벌이 가로막혀 있다고 억울함을 나타냈다.

A 씨는 "하루빨리 촉법소년법이 폐지되어 딸을 비롯한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22일 오전 10시 현재 1만7150여 명이 동의한 상태며, 다음 달 21일 마감한다.


피해 학생 학부모가 쓴 청와대 국민청원 피해 학생 학부모가 쓴 청와대 국민청원

한편, 가해 학생 학부모 측은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피해 학생 측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가해 학생 학부모 A 씨는 '거짓학폭 진실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통해 "피해 학생 측의 학교폭력 피해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피해 학생을 포함해 가해 학생 2명 등 모두 3년 이상 친한 친구로 지냈다.

이어 "(가해 학생들이 저질렀다는) 머리카락 훼손, 페이스북 도용, 무단 침입 등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실이 아닌 내용을 공개적으로 올려 많은 사람에게 우리 아이들이 2, 3차 가해를 당하고 있는 것이 진정 학폭이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짓을 사실처럼 말한 학폭도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가해 학생 측 학부모가 쓴 청와대 국민청원 가해 학생 측 학부모가 쓴 청와대 국민청원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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