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케이, ‘미래 먹거리’ 고성능 수소 운송 튜브 트레일러 본격 상용화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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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수소 프런티어] 엔케이

압력용기 부문에 남다른 경쟁력을 보유한 부산 조선기자재기업 (주)엔케이가 자체 기술력과 노하우로 이번에는 수소 저장·운송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부산 강서구 지사동 엔케이그룹 본사. 엔케이 제공 압력용기 부문에 남다른 경쟁력을 보유한 부산 조선기자재기업 (주)엔케이가 자체 기술력과 노하우로 이번에는 수소 저장·운송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부산 강서구 지사동 엔케이그룹 본사. 엔케이 제공

선박용 소화설비,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해양플랜트 등 조선·해양 분야에서 사업을 펼쳐온 엔케이는 급부상하는 수소산업을 발판 삼아 육상 부문으로 영역 확장에 나서는 대표적인 부산 기업이다.

새로 구축되는 수소 생태계 내 다양한 부문 가운데 엔케이가 주목하고 있는 사업은 바로 수소 저장·운송 부문이다. 조선·해양 부문 등에서 다양한 압력용기를 생산해 온 엔케이는 수소산업 내 여러 사업 중 다른 어떤 기업보다 수소 저장·운송 부문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조선·해양 독보적 압력용기 노하우 바탕

‘더 가볍게 더 많이’ 수소 운송기술 도전

타입 4방식 저장 장비 개발 뛰어들어

수소충전소 구축에도 상당한 경쟁력 확보


(주)엔케이가 부산 강서구에 구축, 운영 중인 서부산 수소충전소. 엔케이 제공 (주)엔케이가 부산 강서구에 구축, 운영 중인 서부산 수소충전소. 엔케이 제공

■수소 저장·운송 시장 선점 “자신있다”

엔케이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정조준하고 있는 분야는 수소 공급에 필요한 저장용기와 이동식 수소용기이다. 수소 생산지에서 바로 소비하는 ‘온 사이트’(On-Site)와 생산 수소를 다른 곳으로 옮겨 소비하는 ‘오프 사이트’(Off-Site)로 나눠지는 수소 유통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 바로 수소 저장·운송이다. 벌써부터 아주 미세한 균열이라도 있다면 공기 중으로 사라져 버리는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기술 개발을 위해 여러 국내외 기업들이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엔케이는 이미 국내 대부분의 고순도 수소 운수 트레일러를 공급하고 초고압 용기 제조기술, 액화가스 저장·운수 기술을 갖추고 있는 등 경쟁력이 남다르다.

엔케이는 현재 기존의 고가 탄소섬유를 대체하는 유리섬유를 이용, 남다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Type(타입) 4’ 방식의 수소운송용 튜브 트레일러 상용화에 들어갔다. 이 분야에서 더 높은 압력을 버틸 수 있고, 가벼우면서도 가격 메리트까지 가진 저장 용기를 생산하는 기업은 앞으로 빠르게 시장이 커질 수소 저장·운송 분야를 주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다수가 외국 기업과 손잡거나 자체 연구 인력을 확보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반면 엔케이는 이미 가스 저장을 위한 모든 제품의 원천 기술까지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각 기업은 타입4 방식의 수소운송용 튜브 트레일러와 저장용기인 초고압 스키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수소 저장 기술은 4단계로 나뉘는데 강철 등 금속용기 형태로 제작하는 타입1부터, 금속에 섬유를 감은 타입2, 알루미늄에 섬유를 감싸는 타입3, 플라스틱 용기에 섬유를 감싸는 타입4까지 있다. 현재로는 타입4가 가장 많은 수소를 저장하는 동시에 운송비용까지 줄일 수 있는 기술로 기대된다.

중견 기업인 엔케이가 수소 저장·운송 부문에서 대기업과의 경쟁에도 과감히 나설 수 있는 배경은 이 기업이 오랜 압력용기 명가로 다방면의 제작 기술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업은 독보적인 압력용기 제작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건조 선박 대다수에 선박용 소화설비를 공급해 왔다. 또 친환경 선박 요건에 부합하는 액화천연가스 연료탱크 공급, 기초과학분야 용기, 국내외 우주항공 프로젝트에 압력용기 공급 등의 경험도 갖췄다. 수소 저장·운송 부문 역시 엔케이의 시장인 것이다. 엔케이 관계자는 “수소 저장·운반 부문에서 기술력을 상업화한다면 수소산업에서 다양하게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성장 날개, 수소충전소

엔케이가 부산 제1호 수소충전소 건립 경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국내 수소차 보급 계획에 앞서 엔케이의 관계사인 엔케이텍이 2019년 3월 부산 강서구에 서부산 수소충전소를 설립, 부산의 수소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것이다. 대부분 지자체나 수소차량 제조사에서 수소충전소를 건립한 사례와 달리 부품사인 엔케이가 선도적으로 수소충적소를 구축한 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는 엔케이가 수소경제라는 새로운 미래를 예상해 온 덕분이다.

전국적으로도 엔케이의 수소충전소 구축 역량은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경기도 오산에 공장을 둔 엔케이텍은 수소에너지 저장·운송 기술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 온 모기업 엔케이의 지원과 함께 수도권을 비롯해 평택, 천안, 대전, 대구 등지에서 수소충전소 경쟁 입찰에 나서고 있다. 엔케이 관계자는 “경쟁사에 비해 수소충전소 사업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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