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로 끝난 네이버 '오늘일기 챌린지'…이미지 타격 불가피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이용자들의 큰 관심을 모은 '오늘일기' 챌린지를 3일 만에 조기종료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네이버는 2주 동안 매일 블로그에 일기를 쓰면 1만 6000원을 지급하겠다는 이벤트를 열었으나 중복계정 등을 이유로 조기종료하고 1000원을 지급하는데 그쳤다.
네이버 블로그팀은 2일 공식블로그에 글을 올려 "오늘일기 챌린지 조기종료를 안내드린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매일매일 자신의 진짜 일상 일기를 기록하시는 분들을 독려하는 취지로 챌린지를 오픈하였으나, 여러 아이디로 복사 글을 붙여쓰기하는 등 어뷰징 형태의 참여자가 지나치게 많아 부득이하게 오늘일기 챌린지를 조기 종료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벤트는 조기 종료되지만 3일 차까지 참여하신 분들께는 3일 차에 해당되는 이벤트 혜택을 지급해 드릴 예정"이라며 네이버페이 포인트 1000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벤트를 조기 종료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린다"면서 "오늘일기 챌린지는 곧 다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네이버 블로그에 매일 일기를 쓰고 '블챌', '오늘일기' 등 해시태그를 덧붙이면 네이버페이 포인트 1만 6000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에 많은 이용자들이 이벤트에 참여해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블챌' 태그로 검색해 확인한 결과 1일부터 3일까지 일기를 쓴 이용자는 56만명이 넘었다. 이들이 모두 14일까지 일기를 작성했을시 네이버는 총 89억6000만원을 지불해야 했다.
이벤트 참여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네이버 블로그팀 공식 블로그에는 "작심삼일로 이벤트를 끝내나" "자존심도 없느냐" "약속을 했으면 약속을 지켜라" "1등 포털이 어뷰징도 예상 못했단 말인가" "신뢰보다 돈을 택했다" "성실하게 쓰던 사람들은 뭐가 되느냐" 등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한 참여자는 "일기를 쓰는 동안 추억도 생기고 네이버에 대해 없던 호의적인 이미지도 생겼는데 백억이 안 되는 금액이 아까워서 그만두느냐"는 비판 댓글을 달아 많은 공감을 얻었다.
SNS에도 "천원만 주면 블로그 써주는 놈이 됐다" "비용 때문에 그만두는 것 아니냐" "오랜만에 블로그를 하니 재미있었는데" "작심삼일 네이버" 등 비판이 이어졌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러한 사태를 '예언'한 글이 올라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오늘일기 챌린지가 시작된 지난 1일 '더쿠'에서 한 누리꾼은 "뭔가 3일 하고 조기종료 뜰 느낌 아니냐"고 반문하며 "천원씩 주고 인원폭주로 예산소진 웅앵ㅋ"라고 적어 누리꾼 사이에서 '성지 글'이 됐다.
일부 이벤트 참여자는 네이버를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제기하기도 했다. 4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약속 안 지키는 네이버 혼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이날 오전 현재까지 5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한 청원 동의자는 "청원이 장난도 아니고"라면서도 "네이버가 먼저 장난 쳤으니 나도 장난 치겠다"라고 적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네이버 블로그팀은 이날 오전 추가 글을 올려 "어제 급작스러운 이벤트 종료 공지로 당황하셨을 블로거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어 "이벤트 참여에 대한 뜨거운 열기가 계속되면서 이벤트의 기획의도와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먼 내용과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참여 해주시는 분들도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며 "챌린지 14일 완주를 유지하며 성실하게 참여해 주신 사용자분들께 혜택을 드리는 것 또한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부 사용자분들에게만 혜택을 드리게 될 경우 14일간의 포스팅 중 유효한 응모글과 유효하지 않은 응모글을 판별하는 기준이 주관적일 수 있어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좀 더 세심하게 준비하고 안내를 잘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여러 상황을 대비하지 못하고, 블로거분들에게 혼란을 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