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발생 태풍이 대형급… 온난화로 기후변동성 커졌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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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OST, 2호 태풍 '수리개'서 급강화 현상 관측
"5월 이전 발생 태풍 중 가장 강력, 북상 중 소멸"

2호 태풍 '수리개'의 이동 경로와 표층 수온. 4월 13일 종합조사선 '이사부호'(큰 동그라미)가 태풍(작은 동그라미)의 이동경로를 따라 항해하면서 표층수온을 조사했다. 표층수온이 29도가 넘어가는 4월 16일께 수리개의 세력이 확장되기 시작(1등급·초록색)하며 4월 18일 수퍼태풍(5등급·보라색)으로 급강화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2호 태풍 '수리개'의 이동 경로와 표층 수온. 4월 13일 종합조사선 '이사부호'(큰 동그라미)가 태풍(작은 동그라미)의 이동경로를 따라 항해하면서 표층수온을 조사했다. 표층수온이 29도가 넘어가는 4월 16일께 수리개의 세력이 확장되기 시작(1등급·초록색)하며 4월 18일 수퍼태풍(5등급·보라색)으로 급강화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지난달 발생한 제2호 태풍 ‘수리개(SURIGAE)’가 5월 이전 발생 태풍 중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다행히 북상 중 강한 서풍대를 만나 필리핀 북동쪽에서 소멸하면서 우리나라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봄철 발생 태풍이 대형태풍 급으로 강해진 것은 이례적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제2호 태풍 수리개(SURIGAE)에서 태풍 급강화 현상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태풍 급강화는 24시간 동안 풍속이 15.3m/s 이상 강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KIOST 강석구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해양수산부가 지원하는 ‘북서태평양 해양-대기 상호작용 및 태풍 급강화현상’ 연구를 위해 종합해양조사선 '이사부호'를 타고 지난달 6일 출항해 이달 3일 거제 장목항에 입항했다. 연구진은 지난달 13일 태풍 수리개가 발생 뒤 태풍 급강화 현상을 확인하기 위해 예상 이동경로인 필리핀 해 서쪽으로 이동했다. 태풍 발생 후 짧은 시간동안 많은 열에너지를 공급받으면 태풍 급강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수리개의 최대풍속은 36시간 만에 두 배로 세력이 강해졌다. 지난달 16일 오후 3시(한국시간)에는 최대 풍속이 41m/s였지만, 지난달 18일 오전 3시에는 83m/s로 관측된 것이다.

한반도에 상륙하는 태풍은 주로 필리핀 해에서 발생한다. 역대 최강 태풍으로 꼽히는 ‘고니’(2020년 제19호 태풍)와 태풍이 드문 봄철 급강화를 통해 대형태풍으로 강해진 수리개를 두고 우리 연구진은 해양과 대기의 장기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KIOST 측은 “기후변동성이 커지면서 대형태풍 발생빈도가 늘어나고 있는데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해양기후예측의 정확도 향상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대형태풍 발생 여부의 예측력을 높여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IOST에서는 천리안해양위성2B호, 종합해양과학기지 등을 활용해 해양환경 자료를 확보하고 시계열 분석, 데이터 해석 등을 통해 해양기후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종합해양조사선 '이사부호'. 종합해양조사선 '이사부호'.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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