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실종 대학생' 父 "더 이상 잃을 게 없어…대가 치르게 할 것"
서울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가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 씨의 아버지 손현(50) 씨가 "아이 잃은 아빠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며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해주겠다고 아들에게 맹세했다"며 아들의 사인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손 씨는 지난 3일 '뉴스1'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민 씨 사망과 관련한 의문점 등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손 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아들의 친구 A 씨가 당일 신었던 신발을 버렸다는 점, 조문하지 않고 전화번호까지 바꾸고 연락 두절인 점 등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손 씨는 "자신이 A 씨와 그의 부모를 처음 만났을 때 새벽 3시 30분에 그들(A 씨와 그의 가족)끼리 통화했던 것을 말하지 않았다"며 "새벽 2시부터 4시 30분까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A 씨의 가족은 이 시간대 통화했던 사실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손 씨는 이상한 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A 씨가 자신의 옷과 신발이 더러워졌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손 씨는 "(A 씨가) 새벽 2시까지는 잠이 들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정민이가 일어나서 달리다가 넘어졌다, 신음을 내면서 넘어졌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A 씨)가 걔(정민 씨)를 세우느라 힘들었고 바지와 옷, 신발이 더러워졌다고 했다. 이상하게 아들의 행적을 추적하는데 본인의 바지와 옷이 더러워졌다고 강조했다. 그게 이상했다"고 말했다.
또 손 씨는 "(A 씨가) 정민이가 요즘에 힘들었다. 최근에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좀 친한 애들이 멀어지는 것 같고 힘들어했다고 하더라. 마치 정민이가 어디로 가출한 것처럼 그런 식으로 유도하는 걸 느꼈다"고 했다.
무엇보다 손 씨는 A 씨가 (당신 신고 있었던) 신발을 버렸다는 말에 "이건 증거인멸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아이(A 씨의) 아빠한테 전화를 했다. '신발이 좀 보고 싶다'고 했지만, 그 사람(A 씨의 아버지)은 즉답이 나왔다. '버렸다'고 했다"며 황당해했다.
또한 A 씨가 최면 수사에도 소극적으로 임했다고 손 씨는 지적했다.
그는 "첫 번째 최면 수사 전 최면수사를 하는 경찰에게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니 그런 것들이 밝혀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지만, 그분(경찰)의 답변은 '최면은 당사자의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정황을 들어보니 A 씨는 숨기려 하기 때문에 최면이 안 될 것이다. 거짓말 탐지기를 써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 최면 수사에는 A 씨가 경찰서에 변호사를 대동했다고 했다. 결국, A 씨의 최면은 실패했다고 했다.
이어 손 씨는 “어제 아들이 입관했다. 입관한 이후로 눈물이 잘 안 난다. 아이 잃은 아빠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거다. 우리 아들에게 맹세했다. 잃을 게 없는 사람과 지키려는 사람은 승부가 안 된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끝맺었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