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물방울 이용한 공기청정기술’ 개발…지하철역 실증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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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기술연, 초미세먼지·부유세균 등 ‘3-in-1’ 제거 성능 검증
지하철역·병원·체육관 등 공공시설 물론 가정용으로까지 확대 가능

정전 분무 방식의 차세대 공기청정 기술을 서울교통공사 장한평역 플랫폼에서 실증 운전중인 모습.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정전 분무 방식의 차세대 공기청정 기술을 서울교통공사 장한평역 플랫폼에서 실증 운전중인 모습.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은 물의 정전분무를 이용한 고효율의 공기청정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 연구를 성공리에 마쳤다고 5일 밝혔다.

정전분무는 분무 시 노즐을 통과하는 액체에 양(+), 음(-)의 고전압을 공급함으로써 액체 속의 이온이 표면으로 이동하며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한 액적(물 덩어리)으로 변화되는 기술이다.

에너지기술연구원 EMS연구실 최종원 박사 연구진은 효과적인 공기질 관리를 위해 물에 고전압을 걸어 초미세먼지, 부유세균 및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3-in-1’으로 동시에 저감시킬 수 있는 정전 분무 방식의 차세대 공기청정 기술을 개발하고, 서울교통공사 5호선 장한평 역사 내에서 성공리에 실증 연구를 마쳤다.


일반적으로 물은 5~20 ㎛ 사이의 작은 크기가 되면 액적 표면이 자발적으로 수소 이온과 수산화 이온(OH╴)으로 나뉘게 된다. 이러한 작은 물 액적들이 바늘과 전극 사이에 형성되는 수 kV(킬로볼트)/cm의 높은 전기장 환경에 놓이면, 표면의 수산화 이온이 수산화 라디컬(OH)로 변함과 동시에 2개의 수산화 라디컬이 결합해 소독약 성분인 과산화수소(H2O2)로 변한다. 또한, 노즐 주위를 지나는 공기 중에 있는 일부 산소 분자는 전기장을 지나면서 코로나 방전에 의해 오존으로 산화됨과 동시에 물 액적 속에 용해되어 강력한 산화력·살균력을 지닌 오존수가 된다.

이렇게 생성된 과산화수소수와 오존수는 실내 공기 내 떠다니는 세균,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악취도 제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더 나아가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톨루엔, 아세트알데히드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들도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별도의 첨가제 없이 물만의 본질을 이용한 정전분무 기술로 초미세먼지의 집진, 부유세균의 살균,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산화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공기청정기를 개발해 지하철 플랫폼에서 동시 저감 기술의 검증까지 마쳤다.

연구진은 지하철 역사만의 특수한 환경을 고려해 미세먼지의 물성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집진 기술을 적용했다. 만일 정전분무를 이용한 집진 시 철 입자까지도 물로 포집한 후 그 물을 재순환시켜 이용하게 되면 부식에 의한 수질 오염의 우려가 있다. 이에 다수의 구리 코일을 공기청정기 입구에 배치해 코일 주변에 유도 자기장을 발생시켜 1차적으로 철 미세입자를 포집했으며, 2차적으로 고하전 물 액적에 의해 철 입자를 제외한 미세먼지를 포집했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거쳐 지하철 플랫폼 내에서 3-in-1 정전분무 공기청정기의 성능을 알아본 결과, PM2.5에 해당하는 초미세먼지는 최대 98%까지 제거할 수 있었으며, 30 CMM(m3/min) 규모 처리 능력이 있는 정전분무 공기청정기 2대를 연속 가동했을 때 역사의 플랫폼 공간 중 약 80평에 해당하는 면적의 미세먼지 농도를 최대 40%까지 감소시킬 수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필터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기존 여과식 공기청정기가 지니고 있는 높은 차압에 따른 팬 소모동력 증가 및 주기적인 필터의 교체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연구 책임자인 최종원 책임연구원은 “지하철, 지하상가 등 반밀폐형 공간의 실내 공기질을 관리하기 위해 집진, 살균, TVOCs 산화 설비를 각각 설치하는 것은 설치비용, 유지보수 비용 및 공간적 제약 등 소비자에게 큰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물을 이용한 3-in-1 정전분무 기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전분무 공기청정 기술에 관한 연구는 이제 막 기초 성능에 관한 검증을 마친 상태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 다양한 악취, 바이러스 등을 대상으로 성능 검증을 넓혀갈 계획”이라며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지하철, 어린이집, 학교, 병원, 백화점, 군부대, 종교시설 등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의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공기질 개선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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