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도 차 타고 간다”… 거제~한산도~통영, 다리로 연결
배가 아닌 면 갈 수 없던 경남 통영 한산도를 차로 닿을 수 있는 바닷길이 열린다. 정부가 국도 5호선 기점을 거제 연초에서 통영 도남동으로 연장하면서 한산도를 중심으로 거제와 통영을 잇는 해상교량이 추가로 놓인다. 덕분에 거제는 반쪽짜리 ‘동서 간 연결도로’ 완전개통이 가능해졌다. 통영도 섬 주민 숙원인 ‘한산대교’ 건설이 현실화하게 됐다.
거제 연초면서 통영 도남동으로
국토부, 국도 5호선 기점 연장
거제, 동서 연결도로 완전 개통
통영, 한산대교 숙원 해결 눈앞
13일 경남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국도 5호선 기점을 거제 연초면에서 통영 도남동으로 변경하는 국가간선도로망 확충 계획을 확정했다. 올해 말 준공 예정인 거제 동서 간 연결도로 구간(4.06km)을 포함한 기존 지방도·시도를 국도로 승격하고, 거제와 통영 사이에 해상교량과 접속도로 9km를 신설하는 방법으로 국도 5호선을 41.4km 더 늘인다는 게 국토부의 구상이다. 조만간 도로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노선을 지정, 도로 등급을 확정하고 지자체와 협의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국도 5호선은 거제 수양동·상문동·거제면·동부면을 지나 통영 한산도·도남관광단지까지 연결된다. 거제 동부면 덕원해수욕장~통영 한산면 추봉도 구간 1km와 한산도 본섬~도남관광단지 구간 2.8km는 차량 통행이 가능한 해상교량으로 연결한다. 한산도와 추봉도 사이는 이미 다리가 놓여있다. 여기에 아직 미개설 상태인 거제 장목면~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간까지 마무리되면 창원·거제·통영 등 남해안 주요 도시를 하나로 묶는 고리형 도로망이 완성된다.
거제시는 주력 사업인 조선·기계산업·관광산업 활성화, 지역 균형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제 해금강과 통영 도남관광단지 이동 시간도 80분에서, 40분으로 단축돼 여행객 교통 편익 향상은 물론, 하루 4800대의 교통량 분산 효과도 기대된다.
무엇보다 거제 입장에서 빠듯한 지방재정 탓에 상행선만 뚫은 반쪽짜리 동서 간 연결도로가 국비 지원을 받아 제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 도로는 거제 남북으로 뻗은 계룡산을 터널로 통과해 동서를 연결하는 총연장 4.06km, 왕복 4차로다. 계룡산을 두고 좌우에 자리 잡은 거제면과 상문동을 직선으로 잇는다.
이 도로가 뚫리면 거제 동~서부를 5분 내에 오갈 수 있다. 지금은 계룡산을 둘러가야 해 30분 이상이 소요된다. 그러나 사업비 부담이 커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접속도로와 터널을 포함한 추정 사업비는 1000억 원. 지자체장이 노선을 계획해 건설하고 관리하는 ‘시도’라 전체 사업비를 시비로 충당해야 했다. 거제시는 정부나 도 지원이 가능한 국도, 지방도 승격을 추진했지만 모두 여의치 않았다.
결국 애초 계획한 터널 2개 중 1개만 뚫어 우선 개통한 뒤 나머지 1개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상행선 2차로 접속도로를 완공하고 지난달 터널 1개 굴착까지 마쳤다. 하행선 공사까지 마치려면 시비 450억 원을 더 투입해야 했지만, 다행히 이번 국도 승격으로 국비 지원이 가능해졌다.
통영도 일거양득이다. 한산도 주민 최대 숙원이던 한산대교를 건설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한산대교는 접속도로 1.2km를 포함해 총연장 4km로 4350억 원이 필요한 대형 프로젝트다. 지금은 통영에서 배로만 오갈 수 있는 한산도를 앞으로 통영과 거제 양쪽에서 차를 타고 닿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경남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주요 명소가 밀집된 거제~통영 구간은 매년 700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면서 “남부내륙철도, 가덕신공항과 연계해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대가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국제 관광 거점으로 발돋움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