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 사건 때린 뉴욕타임스 "서구에선 꽁트인데 한국에선 스캔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한국에서 '박나래 성희롱 논란'이 경찰 수사로까지 번진 상황과 관련, 서구 기준에서는 웃어넘길 '꽁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는 '그(박나래)는 남성 인형을 개그에 사용했다. 이후 성희롱으로 고발당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개그맨 박나래가 남자 인형을 잡고 플라스틱 팔을 다리 사이에 끼우며 선정적인 발언을 했다. 박나래의 행동을 서구권 코미디의 관점에서 봤을 때, 그 누구도 화나게 하지 않고 웃으며 넘어갔을 일"이라며 "그녀의 나라에선 스캔들이 됐다"고 썼다.
뉴욕타임스는 "그녀가 성희롱했다고 추정되는 장면들이 빠르게 인터넷에 퍼지면서 젊은 남성들이 박나래를 성범죄자로 내몰았다"면서 "불만을 품은 젊은이들이 그를 성희롱으로 고발했다.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논란은 몇 주째 대서특필되고 있으며 한국 여성 개그맨 최초로 넷플릭스에서 스탠딩쇼를 선보인 그의 커리어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박나래 지지자들의 말을 빌어 이 같은 현상이 한국 사회의 '이중잣대'를 드러낸다고 보도했다. 이들에 따르면 "한국에서 남자들은 성 경험을 자랑삼아 말하고, 성희롱은 만연하다"며 "공개적으로 성에 대해 감히 언급하는 여성은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가 인터뷰한 이들은 대체로 박나래의 유머가 지나쳤다 해도 그에 대한 비판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또 뉴욕타임스는 성차별이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이 박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에선 공중화장실과 탈의실에서 남성들이 여성을 몰래 촬영하는 일이 만연하고,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의 성격을 특징짓는 것 중 하나가 여성혐오적 게시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안84의 '여혐 웹툰 논란' '승리와 정준영의 버닝썬 사건''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등의 사례를 언급한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다른 남성 연예인이나 공인들은 성차별적 발언을 하고도 박나래와 같은 상황에 직면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나래는 유튜브 '헤이나래'에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박나래는 논란 직후 공식 사과하고 웹 예능 ‘헤이나래’에서 하차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곧 폐지됐다. 그러나 지난달 국민신문고에 박나래를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유통 혐의 등으로 수사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됐고 경찰은 박나래와 제작사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