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진흥공사, 정부 5개년 계획에 따라 ‘K해운 화려한 부활’ 이끌어
2018년 위기에 처한 해운산업 재건을 목적으로 부산에서 출범한 한국해양진흥공사(이하 공사)가 출범 3년을 맞았다. 3년이 지난 지금 정부와 공사의 적극적 지원을 통해 해운산업 체질개선 효과가 나타났고, 코로나19 상황 속에도 세계 해운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우리 해운산업은 극적인 반전 스토리를 쓰며 순항하고 있다.
HMM에 컨테이너선 발주 지원
은행 대상 선박금융 조달에도 총력
HMM·SM상선 등 영업실적 급증
친환경선박 건조 지원사업 큰 성과
■‘국내 해운업계 경쟁력 확보’ 적극 지원
2018년 국내 1위, 세계시장 점유율 3%의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SM상선이 한진해운 사업부문을 일부 양수 받아 원양컨테이너사업을 이어갔다. 그러나 규모나 운항항로 등을 고려할 때 HMM(현대상선의 새 이름)이 사실상 유일한 원양선사로 남게 되었다. HMM의 체질개선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초대형선 확보가 필수적이었다.
공사는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HMM의 경쟁력 확보와 해운시황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2018년 3조 1500억 원 규모의 초대형·친환경 컨테이너선 20척 발주를 적극 지원했고, 민간은행을 대상으로 선박금융 조달에 힘을 보탰다. 추가로 15만 28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박스 1개)의 신조 컨테이너박스 도입 지원과 함께 항만터미널·물류사업에 700억 원을 투자해 영업자산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이러한 노력과 지난해부터 이어진 컨테이너운임지수 상승, 친환경·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순차적 인도 결과, HMM은 지난해 10년 만에 만성적자에서 벗어나 9908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올해 1분기 계속되는 고운임 기조에 힘입어 1조 193억 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증권가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또한 4조 원을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HMM은 K해운의 완벽한 부활을 이끌고 있다.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지난해부터 인도된 2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과 올해 인도가 진행 중인 1만 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포함할 경우 선복량이 약 84만TEU로 확충된다”며 “HMM이 세계 8위권(선복량 기준)의 원양선사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부활에 성공한 HMM은 최근 선복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화주 등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매달 2척 이상의 임시 선박을 투입하는 등 국적원양선사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고 있다.
SM상선 역시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영업이익 1406억 원)을 기록하는 등 국내 컨테이너 선사들의 영업실적도 대폭 개선됐다. 국내 해운업계는 지난해 잠정 36조 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진해운 파산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던 2016년 대비 약 17조 원 상승한 수치이다.
또한 3년간 벌크·탱커선을 주력으로 하는 13개 선사(대한해운·폴라리스쉬핑 등 국내 중견·중소선사)가 발주한 63척(선가 2조 3000억 원)에 대한 금융지원도 완료해 중견선사의 경쟁력 있는 선대 확보에도 기여했다. 이를 통해 국내 해양산업 활성화에도 힘을 보탰다.
올해 해양진흥공사의 중점 추진사항은 중소선사에 대한 지원 강화와 한국형 선주사업의 성공적 런칭이다. 공사는 올 4월 20일 중소·여객선사들의 자금부담 경감을 위해 보증료 분납, 할인할증 기준 개정을 완료했다.
또한 사업 예산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액해 올 하반기부터 중소선사의 고충을 반영한 입찰보증·신용보증 등 신규 사업 전개를 통해 지원 방식을 다변화할 방침이다.올해 최대 10척을 목표로 한국형 선주사업도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친환경설비 개량 특별보증 프로그램 운용
2018년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규제 시행은 해운업, 특히 노후선 선박 비중이 높은 선사들에 더 많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업계의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공사는 2019년부터 친환경설비 개량 특별보증 프로그램을 운용해 올 4월 누적기준 32개 선사, 설비 204대, 총 4784억 원을 지원했다. 친환경설비개량 특별보증은 담보 가치가 부족한 설비장치에 공사가 보증을 제공하고, 은행은 이를 활용해 저리로 설비금액을 대출해주는 제도이다.
동시에 환경규제에 대한 근본적 대응을 위해 공사는 친환경선박 건조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특히 2018년부터 ‘친환경선박 전환 지원사업’을 추진해 올 4월 누적기준 12개 선사, 21척에 대해 465억 원을 지원했다. 폐선보조금 지원을 통해 선사는 건조자금부담을 경감할 수 있고, 노후선 조기 퇴출유도와 친환경선박 대체 건조를 통한 국내 해양산업간 상생협력체계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월 인도된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박인 ‘HMM 알헤시라스호’는 폐선보조금을 활용한 대표적 사례로, LNG추진 변경설계를 포함한 최신의 친환경 기술을 갖추고 운항 중에 있다. 공사는 선사들의 LNG 추진선 등 고효율·친환경 선박확보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향후 사업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 사장은 “업계의 간절한 염원과 정부, 공사 등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우리 해운업이 긴 불황을 벗어나 모처럼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며 “공사는 지난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정책 사업을 통해 해운산업의 장기 경쟁력 확보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