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중구, 경남 거제 등 비규제지역 아파트 외지인들이 눈독
기장군·중구 외지인 매입 비중 절반 넘어
비규제지역 거래량도 큰 폭 증가…가격 상승세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 비규제지역 아파트의 외지인 매입 비중이 최근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규제지역 범위를 전국적으로 크게 확대한 이후 규제의 칼날을 빗겨간 주변 도시들에 대한 외지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부산지역 내 부동산 비규제지역인 중구와 기장군 아파트의 외지인 매입 비중은 전체 거래량의 절반을 넘겼다. 중구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46.8%에서 올해는 67.0%로 20.2%포인트(P) 늘었다. 기장군도 지난해 38.8%에서 올해는 50.2%로 11.4%P 증가했다. 울산 북구(46.1%)와 경남 거제시(48.8%), 양산시(39.9%), 사천시(37.2%), 김해시(36.1%) 등도 올해 외지인들의 매입 비중이 높았다.
비규제지역의 아파트 거래도 크게 늘었다. 올 1월부터 4월까지 기장군 아파트 거래량은 1232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681건 대비 80.9% 증가한 수치다. 중구도 지난해 109건에서 올해는 188건으로 72.5% 증가했다. 올해 1~4월 부산지역 전체 아파트 거래량이 1만 4650건으로 전년 동기 1만 7780건에 비해 17.6%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기장군과 중구 거래량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경남에서는 거제시가 지난해 914건에서 올해는 1790건으로 95.8% 증가했고, 사천시도 335건에서 592건으로 76.7% 늘었다. 진주시(61.6%)와 양산시(44.7%)의 아파트 거래량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비규제지역 아파트 거래량 증가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기장군 아파트 가격은 지난 해 12월 말 대비 9.6% 올랐다. 양산시도 8.7% 올랐다. 전국 평균 상승률인 4.7%보다 훨씬 웃도는 수치다.
부동산리서치 업체 리얼하우스 김병기 팀장은 “6월부터 규제지역 내 양도세와 종부세 등 다주택자들의 세금이 대폭 인상됨에 따라 부동산시장의 거대자금이 규제의 칼날을 피한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방 중소도시의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건설사들도 분양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두산건설이 경남 양산시 상북면 일대에 짓는 ‘두산위브더제니스 양산’의 분양을 최근 시작했고, 포스코건설은 경남 거제시 상동동에 '더샵 거제디클리브'견본주택을 최근 개관하고 분양에 돌입했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