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제안·작성한 해양환경보호 성명서, 국제기구서 공식 발표
한림원 작성 ‘IAP 성명서’ 전 세계 공표…75개 해외한림원·국내 46개 기관 지지 표명
해양보존의 중요성 강조…각국 지도자에 대책 마련 촉구-
한국의 해양과학 전문가들이 작성한 정책권고안이 전 세계 한림원 및 과학기술 관련 국제기구에 동시 공표됐다.
우리나라 대표 과학기술 석학기관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한민구)이 발의한 ‘해양환경보호(Protection of Marine Environments) 성명서’가 지난 1일 오전(한국시간) 세계 최대 과학기술 민간부문 국제기구인 ‘국제한림원연합회(IAP) 성명서’로 공식 발표됐다고 한림원이 4일 밝혔다.
한림원은 성명서 관련 내용을 폭넓게 알리기 위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공동으로 4일 오후 2시 ‘IAP 해양환경보호 성명서 공표 심포지엄’을 온라인 개최한다. 심포지엄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유튜브(www.youtube.com/c/한국과학기술한림원1994)로 생중계된다.
김수암 부경대학교 교수를 비롯해 성명서 작성에 참여한 집필자와 관련 주제 전문가들이 연사 및 토론자로 참여하여 해양환경 보호의 주요 주제에 대한 국내외 현황과 최신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관련 국가 정책 수립에 필요한 방안을 토론한다.
IAP는 국제 현안에 대한 과학적 견해를 제공하기 위해 1993년 설립된 국제기구다. 전 세계 100여개국 140여개 한림원 및 과학기술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IAP 성명서는 전 세계 한림원의 통합 의견과 권고안 등을 제시하는 문서다.
이번 해양환경보호 성명서는 한국이 제안하고 직접 작성한 최초의 성명서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캐나다, 중국, 일본 등 75개 해외 한림원이 참여기관으로 서명했다.
해양보존·보호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일깨우는 역할을 한국이 주도함으로써 국제과학기술계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성과를 얻었다.
성명서는 지구 표면 71%를 차지하는 바다가 인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필수 공간임을 강조하고 △해양 건강성 악화 △서식지 파괴 △환경오염물질 △기후변화 △남획 등 바다를 되찾기 위한 5가지 과제를 담고 있다.
IAP는 성명서를 통해 각국 정부, 시민단체, 회원국 한림원에 해양환경보호를 위한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생물다양성협약'(CBD),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등 해양환경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추진하는 국제기구들과도 협력해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1년 간 국내외 전문가들과 성명서 작성·검토를 주도한 김수암 부경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위치한 북서태평양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 속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간척지 개발로 인한 생물서식지의 파괴와 해양오염물질 배출이 가장 심각한 해역이면서 동시에 전체 해역에서 차지하는 면적(6%) 대비 수산물 생산량(25%)은 많다”며 “이러한 특수성이나 심각성에 비해 국내에서의 관심도는 낮아 매우 안타까웠으나 이번 성명서를 계기로 국내 정책 및 사회적 변화가 시작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민구 한림원장은 "한림원은 성명서 발의자로서 심포지엄 개최를 비롯해 여러 활동을 통해 해양환경보호와 해양생태계 보전 시급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성명서에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인천항만공사, 서울대, 시민환경연구소 등 국내 산·학·연 및 시민단체 46개 기관이 지지를 표명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