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 포장재 없앤 ‘제로웨이스트샵’ 오픈
세자트라숲 방문자센터에 개점
준비한 용기에 필요 만큼 구매
경남 통영에 각종 공산품의 불필요한 포장재를 없애 생활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한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샵이 문을 열었다.
통영시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이사장 박은경, 이하 통영RCE)은 환경의 날을 맞아 세자르라숲 방문자센터에 지역 최초 제로웨이스샵인 ‘ESD씨앗상점’을 오픈했다고 9일 밝혔다.
씨앗상점은 소비자가 가져온 용기에 필요한 상품의 알맹이만 담아가는 가게다. 환경오염을 줄이면서 지역사회에 지속가능한 씨앗을 뿌린다는 의미를 더했다.
상점에선 무포장이거나 최소 포장만 한 생활용품을 주로 판매한다. 만드는 과정도 친환경적이면서 소비자가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별했다. 주방세제, 세탁세제 등은 소비자가 미리 용기를 준비해야 한다. 용기가 없으면, 매장 내 비치된 재활용 유리병을 이용해도 된다. 영업시간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다.
상점 오픈식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 숨(가수 예슬)의 공연과 함께 제로웨이스트샵에 대한 이해와 지속가능한 삶을 익히고 가치를 배우는 인문학 강의도 열렸다.
강사로 나선 지구맑음 신유희 대표는 “사과 5개만 사도 비닐 포장이 된 경우가 많다”면서 “리필 세제, 샴푸 바 등 소비자가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영역에서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식에 참석한 한 시민은 “구매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쓰레기들이 항상 고민이었다”며 “제로웨이스트가 쓰레기를 완전 제로로 만들기 위한 행동이라기보다 쓰레기를 제로로 만들기 위해 지향하는 삶이라는 말이 가장 와닿았다”고 전했다.
이어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과 적정기술(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기술)을 알아보는 ‘양동이 한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선촌마을 주변을 돌며 주운 쓰레기를 양동이에 담아 과일로 교환한 뒤, 자전거 발전기로 믹서기를 돌려 주스를 만들어 먹으며 지속가능한 삶을 체험했다.
통영RCE 관계자는 “씨앗상점에선 필요할 때 원하는 양만큼의 가격만 지불하여 낭비를 막고, 친환경 제품을 사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면서 “그동안 친환경을 잘 몰라 실천하지 못했다면 이곳에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당장 필요 없어서 버려지는 종이가방이나 유리병 등도 기부하면 또 다른 쓸모를 부여해 마지막까지 쓸모를 다할 수 있다”며 “작은 실천을 통한 노력이 인식 변화를 만들고, 지속가능한 삶의 씨앗이 싹을 틔워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