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부산엑스포 본격 시동] ‘정통 관료 출신’ 차선책, ‘유치 성공’ 최선책 될까?
김영주 유치위원장 내정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월드엑스포) 유치위원장에 김영주 전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내정됨에 따라 지역의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관련 재계 간담회’에서 공식 내정될 예정인 '김영주 카드'는 코앞으로 다가온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신청서 제출을 앞두고 차선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정부의 지속적인 설득과 노력에도 코로나19 팬데믹 등 여파로 5대그룹 등 재계 총수들이 끝내 위원장직 수락을 고사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정통 관료 출신 위원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지만 당초 재계 총수 영입에 공을 들였던 지역의 노력과는 동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계 총수 고사하며 우여곡절 끝 낙점
급한 불 껐지만 기대와 우려 엇갈려
거시경제 정통하고 민간 경험까지 갖춰
부산과 연고 없고 재계 스킨십 한계
롯데 비롯한 5대 그룹 지원 끌어내야
■유치위원장 의지·능력 중요
김영주 내정자는 올 7월께로 예정된 재단법인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 창립총회에서 정식 위원장으로 선출되기까지는 내정자 신분으로 활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내정자는 당장 이달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앞서 유치 신청서 제출부터 2023년 11월 BIE 총회에서 엑스포 개최지가 확정 발표될 때까지 169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총력 세일즈를 펼치는 등 유치전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2023년 상반기로 예정된 BIE 현지 실사단의 방한은 부산 유치의 성패를 가늠할 빅 이벤트로 꼽힌다.
김 내정자는 산업자원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 재정경제부 차관보 등을 역임해 거시경제정책과 재정·금융·산업·통상분야에 정통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무역협회 회장을 지내며 민간경험까지 갖춰 국내외 활동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정통 관료 출신으로 재계와 폭넓은 교류 등 인맥을 쌓기에는 스킨십이나 스팩이 부족하다는 게 약점이다. 부산과는 별다른 연고가 없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경우 김진선 전 강원지사가 한동안 유치위원장을 맡다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유치위원장을 맡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점에서 유치위원장의 의지와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재계 “유치 적극 돕겠다”
재계는 아직 유치위 관련 공식 행사를 한 차례도 갖지 않은 상황이어서 막막해하면서도 유치에는 적극 나서겠다는 분위기다.
롯데그룹 측은 “연고기업인 만큼 적극 지원하겠다. 11일 5대그룹 사장단 간담회에서 나오는 결과에 맞춰 방향을 잡아서 실행해 나가겠다”면서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유치위원장을 맡았던 평창동계올림픽 때와는 달리, 여러 기업이 나서고, 경제단체들도 힘을 합칠 계획이어서 분위기는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아직 공식 행사를 한 차례도 갖지 않은 상황이라 구체적인 계획 등을 밝히기 곤란한 상황”이라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결정이 되면 그룹별로 실행 방향이 정해지고 거기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그룹 측은 “정부 관련 행사에 회사 차원에서 반응을 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와 정치권, 지역의 적극적인 재계 총수 영입에도 결국 성공하지 못한 것에 대해 재계가 국가적 행사 협조에 너무 소극적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정권말 현상'이란 지적까지 나온다. 재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추동할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부산상의 “지역경제계 환영”
부산상공회의소 장인화 회장은 “지역경제계는 무역협회 회장을 지내는 등 민간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두루 갖춘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유치위원장을 맞게 된 것을 환영한다”면서 “민간유치위원장으로 대기업 총수를 선임하려 한 그동안의 노력은 아쉽게 되었지만, 국내 5대 그룹이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적극 지원하기로 한 만큼 정부유치단과 부산시는 오는 29일 개최되는 BIE 총회 참석을 시작으로 범국가적인 유치 열기 확산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기대한다. 지역경제계도 유치를 위한 모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전했다.
송현수·배동진·김영한 기자 songh@busan.com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