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만 되면 급락하는 비트코인… ‘블랙 선데이’ 왜?
가상자산 거래소는 증권거래소와는 달리 휴일이 없다. 주말에도 거래가 이뤄진다. 그런데 최근 들어 유독 주말만 되면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한다는 하소연이 많다. 오죽하면 ‘블랙 선데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실제로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주중보다 주말에 약세를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13일 투자조사 핀테크 Y차트에 따르면, 올 들어 비트코인 평균 수익률은 평일 0.29%인 반면 주말은 0.1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이후 가상자산 폭락 때뿐만 아니라, 올 초 대상승기 때에도 주말에 유독 약세를 보였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주말만 되면 약세를 반복하는 이른바 ‘블랙 선데이’ 현상은 최근의 일이 아니라 몇 년 전부터 나타난 것이라고 본다. 이같은 현상이 우연의 일치인지 특별한 원인을 가진 것인지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일각에서는 다양한 이유를 제시하기도 한다.
우선 ‘블랙 선데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제기되는 것이 주말 거래량 감소다. 휴일에는 은행이 쉬는 탓에 투자자들은 계좌에 있는 돈만으로 가상자산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거래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특히 상승장에선 거래량이 줄면 아무래도 상승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한 하락장에선 자산운용사 등 기관들이 주말에 쉰다는 점이 ‘블랙 선데이’ 현상에 한몫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가격이 떨어지면 반대매매가 일어나는데, 기관들의 부재로 가격 하락세를 저지하는 반대매매가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가상자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리는 이른바 ‘펌프 앤드 덤프(Pump and Dump)’이 주중에 더 많이 일어난다는 점을 꼽기도 한다. ‘펌프 앤드 덤프’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가격이 오를 거라 착각하게 만들기 위해 대량으로 허위 주문을 넣은 뒤 오를 대로 오른 가상자산을 팔아넘기는 가격 조작 행위다. 주말에는 이런 ‘펌프 앤드 덤프’이 상대적으로 적게 일어나기 때문에 가격 약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한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주말이 시작된 지난 12일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대비 5% 이상 하락했으며 일요일인 13일 오후 2시 30분 현재 다시 1.4% 하락한 4000만 원 초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