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구 화장실 황화수소 누출사고 사망자 2명으로 늘어
부산 사하구 구평동 한 조선소 화장실에서 암모니아와 황화수소가 누출된 사고와 관련, 중태에 빠졌던 1명도 치료 중 숨지면서 사망자가 2명으로 늘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26일 오후 9시 30분께 부산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20대 남성 B 씨가 숨졌다.
B 씨는 26일 오전 11시 4분께 사하구 구평동 한 조선소 사무실 건물의 1층 화장실에서 고농도의 황화수소와 암모니아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B 씨와 화장실에서 같이 쓰러졌던 40대 A 씨는 사고 당일인 26일 오전 11시 42분께 병원에서 숨졌다.
B 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뒤 호흡이 돌아왔으나 결국 하루 만에 사망했다. A 씨와 B 씨는 선박전기설비 외주 업체 직원이다.
경찰과 소방은 이들이 1층 화장실에서 유출된 암모니아와 황화수소를 마셔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화장실에서는 당일 오전 11시 38분께 공기 중 암모니아 농도가 56ppm으로 측정됐고 이어 오후 12시 3분께 황화수소 농도가 안전수치 15ppm의 16배를 넘는 250ppm으로 측정됐다.
황화수소는 썩은 계란 냄새가 나는 무색 악취가스로, 흡입하기만 해도 질식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독성 가스다. 암모니아도 유해가스로 좁은 공간에서 흡입할 경우 의식을 잃을 수 있다.
경찰은 주말이나 공휴일이 되면 이 화장실에서 유독가스 냄새가 발생해 직원이 사하구청에 여러 차례 신고해왔고, 사고 당일 특히 냄새가 많이 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숨진 2명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고 관계 기관과 함께 유독가스 발생 원인을 수사할 계획이다.
한편 2019년 7월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공중화장실에서도 여고생 C(사망 당시 18세) 양이 황화수소 중독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뒤 치료를 받다 61일 만에 사망한 바 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