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 못 받는 환경청 대저대교 대안노선
환경단체 반발·부산시 난색
속보=환경청이 제시한 4가지 대저대교 대안노선(부산일보 6월 28일 자 6면 등 보도)을 두고 환경단체의 반발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들은 멸종위기종 분포가 가장 적은 경전철 방면 노선을 요구하면서, 다른 노선을 선정할 경우 소송까지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부산시와 함께 대저대교 겨울철새 공동조사에 참여했던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은 “교량 건설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건설이 불가피한 경우 부산시는 대안노선 중 가장 자연파괴가 적은 경전철 방면 노선을 택해야 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사진)을 열고 “환경청이 제시한 대안노선 4가지 중 3가지는 ‘해당 구간에 교량 건설시 큰고니 서식지가 파편화된다’는 공동조사 결과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는 내달 4일 대저대교 일부 대안노선이 지나는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멸종위기종을 탐사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7일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낙동강하구 철새들의 핵심 서식지를 비켜가도록 대저대교 대안노선 4가지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부산시와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단체가 합의한 공동조사 협약에 따른 것이다. 협약에 의해 부산시와 환경단체는 평가위원회가 제시한 대안노선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환경단체가 대부분 대안노선에 대해 반발하고, 부산시 또한 난색을 표하면서 사실상 협약은 무력화한 모양새다. 환경단체 측은 부산시가 큰고니 서식지에 영향을 끼치는 대안노선을 선택할 경우,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무효라는 내용의 소송까지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 또한 4가지 대안노선 모두 위법 요소 등을 이유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선 선정을 두고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대저대교 건설 일정은 또다시 미뤄지게 됐다.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 운영위원장은 “부산시는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데 부담이 있겠지만 환경 파괴를 가장 적게 할 수 있는 노선을 선정해야 한다”면서 “부산시는 즉각 환경단체 측과 대화에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