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가야 할 길은, 엑스포 발판으로 한 그린스마트 도시”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2021] 박형준 시장 기조연설
“부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남부권에는 두 가지 큰 약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수도권 일극주의로 점점 밀려나고 정체하는 지역의 혁신 역량입니다. 이로 인해 인재와 새로운 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수도권 일극주의에 의해 남부권과 부산이 밀려나 있는 형국입니다.”
30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2021-대전환의 시대, 부산이 가야 할 길은’의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선 박형준 부산시장은 다소 무거운 이야기로 운을 뗐다. 그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힘찼다.
수도권 일극주의로 남부권 정체
혁신적 역량 충분히 투입 안 돼
월드엑스포, 단순 이벤트 아니야
부산 국제허브도시 만들 기폭제
문명사적 전환 ‘그린스마트 도시’
엑스포 비전·가치와 일맥상통
산학협력 통한 인재 육성과
남부권·정부의 협력·지원 필수
박 시장은 “지정학적으로 볼 때, 부산은 동북아시아 어느 도시보다 국제 허브도시로 갈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가졌지만 그간 기회가 마련되지 못했다”면서 “늘 국제허브도시를 꿈꾸지만, 혁신적인 역량이 충분히 투입되지 않아 그에 걸맞은 도시 위상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두 가지 큰 문제를 해결하려면, 남부권 전체의 혁신 역량을 키워 그 중심에 부산이 서고 국제허브도시 비전에 걸맞은 도시로 거듭나는 것이 필요하다”며 “시대가 어떻게 변하고 어디로 가는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뭔지, 부산이 선점해야 할 것과 그 핵심고리가 무엇인지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역량을 집중하고, 새로운 발전과 혁신의 파동을 일으킬 핵심 고리가 무엇인지 찾아내 거기에 도시의 온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박 시장은 두 키워드를 제시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와 ‘시민이 행복한 그린스마트 도시’다. 둘을 따로 강조한 것이 아니라, 부산이 엑스포 유치를 통해 어떻게 미래형 그린스마트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지에 대해 촘촘한 논리로 연설을 이어갔다. “2030 부산엑스포는 단순한 국제 이벤트가 아니다”고 전제한 박 시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준비 과정 속에서 부산을 새로운 혁신적인 국제허브도시로 거듭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기폭제가 되는 국가적인 메가 이벤트이자, 대한민국 브랜드를 키우고 기업에 엄청난 기회를 주는 행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프랑스 파리는 1889년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에펠탑을 만든 이후 6번의 엑스포를 열면서 국제도시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고, 2010년에 상하이도 엑스포를 연 뒤에 도시 자체가 완전히 탈바꿈을 했다”며 “부산엑스포도 대한민국 남부권을 세계적인 국제 허브기능을 갖춘 지역으로 바꿔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대한민국, 특히 남부권의 모든 역량을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집중적으로 쏟아붓기 위해서는 동력이 되는 미래 비전이 필수 요소다. 박 시장은 이어진 연설에서 “얼마 전 파리의 국제박람회기구(BIE)를 방문했는데 개최 도시의 매력과 역량, 비전과 주제, 민관의 협력 역량, 이렇게 세 가지에 유치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때 제출한 부산엑스포의 주제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탄소중립과 디지털화라는 문명사적 전환의 두 가지 큰 의미를 담았고, BIE 사무총장도 큰 호감을 표시했다”고 소개했다. 그러고는 “지금 부산시가 추진하는 ‘그린스마트 도시’라는 새로운 비전은 이런 문명사적 대전환을 품고 있어 자연과 기술, 인간이 함께 나아가는 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엑스포의 비전과 가치와 일맥상통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마지막으로 이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산학협력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고, 부울경 메가시티의 성공뿐만 아니라 남부권 전체의 협력, 대한민국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럴듯한 시설만 지을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콘텐츠로 채운 매력적인 문화·관광도시를만들어가야 한다”고 힘줘 말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부산시는 2030 부산엑스포의 비전이 실현되는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그린스마트 전략을 강력하게 밀고 나아가려 한다”면서 “앞으로 5년간 집중적으로 대학의 혁신을 부산시가 돕고, 기업도 산학협력에 뛰어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주거와 일자리, 문화, 환경이 어우러지는 삶의 질을 높이는 ‘15분 도시’로 도시 균형발전을 이뤄 환골탈태하자”며 마무리 당부를 했다.
박세익 기자 r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