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인들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 교외 라트말라나 해변으로 밀려온 죽은 바다거북을 살펴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스리랑카 앞바다에서 플라스틱 알갱이와 화학물질을 잔뜩 실은 컨테이너선이 침몰한 후 고래와 돌고래, 바다거북 등 최소 200마리에 이르는 해양생물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해변과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오염을 야기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스리랑카 앞바다서 가라앉은

선박서 나온 화학물질 등으로

바다거북 포함 수백 마리 숨져

1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언론들에 따르면, 침몰한 컨테이너선 MV X-프레스 펄호 선장 등에 대한 재판에서 검찰은 “최근 몇 주 동안 해변으로 바다 동물 사체가 밀려오고 있다”며 “고래 4마리와 돌고래 20마리, 바다거북 176마리 등이 숨졌다”고 전날 밝혔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북서쪽으로 18㎞ 떨어진 해역을 지나던 컨테이너선 MV X-프레스 펄호는 지난 5월 20일 첫 화재 발생 이후 13일간 불타다가 지난달 1일 간신히 불길이 잡혔다. 하지만 진화 과정에서 많은 양의 물이 쏟아져 들어가면서 결국 침몰했다. 싱가포르 선적의 해당 선박에는 질산 25t 등 화학제품과 화장품 등을 포함한 컨테이너 1486개가 실려 있었으며, 이 중 28개 컨테이너에는 플라스틱 알갱이가 담겨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 인근 바다에는 바다거북 5종이 살고 있으며, 특히 푸른바다거북과 올리브각시바다거북은 스리랑카 해변에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래, 돌고래, 바다거북뿐만 아니라 새와 게 등의 사체도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한편 스리랑카 해양환경보호국(MEPA)은 환경피해 규모 파악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해 자료를 수집 중이며, 스리랑카 야생동물부는 오염도 파악을 위해 호주 등 해외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