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쓴소리’ 김해영, 與 면접서 ‘돌직구’…이재명엔 형수·김부선 질문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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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전 의원. 부산일보DB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전 의원. 부산일보DB

4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 ‘국민면접’ 행사에서 김해영 전 의원이 이재명 후보를 비롯해 당 예비후보들에게 거침없는 ‘돌직구 질문’을 던져 시선을 끌었다. 당초 면접관으로 섭외된 ‘조국 흑서’의 저자인 김경률 회계사가 일부 후보들과 강성 지지층의 거센 반발에 교체되고, 대안으로 위촉된 중도 성향의 당 중진인 유인태 전 의원마저 당내 논란에 고사하면서 홀로 남은 김 전 의원이 명성대로 ‘미스터 쓴소리’ 역할을 톡톡히 해 준 셈이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예비경선 ‘국민면접’ 행사에서 후보별 10분간 진행되는 3대1 압박 면접 면접관으로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여권 유력 주자인 이 후보를 향해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등 사생활 논란이 많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형수 욕설 문제는 여러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제 인격의 부족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사과드린다”고 덧붙인 후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다만 이 후보는 여배우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여배우 그 얘기는 더 안 하셔도, 제가 얼마나 더 증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이 정도로 그만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행사 '국민면접' 행사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행사 '국민면접' 행사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의원은 또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조국 사태’에 대해서도 거침이 없었다. 김 전 의원은 이낙연 후보에게 “(조국 사태로) 나라가 많이 시끄러웠는데 당시 총리로 찬성과 반대 중 어떤 의견을 냈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점심때 부름을 받았는데 안 하셨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이어 총리로 근무했던 이 후보에게 정부의 부동산 실정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이 후보는 “책임이 없다 하면 양심이 없는 것”이라며 “1인 가구 폭발적 증가를 충분히 예측하지 못해 굉장히 뼈아프다”고 답했다.

또한 김두관 후보에게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형님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한 데 대해 “삼권분립에 위배된다”고 질타했으며, 정세균 후보와 ‘민주 적통’을 내세우며 단일화를 추진 중인 이광재 의원에게는 “민주당 후보 중에 민주 적통이 아닌 사람이 있냐”고 따져 물었다.

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후보들이 '취업준비생' 콘셉트로 국민면접관의 질문에 답하는 대선 예비경선 행사 '국민면접'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이광재,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김두관 후보) 연합뉴스 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후보들이 '취업준비생' 콘셉트로 국민면접관의 질문에 답하는 대선 예비경선 행사 '국민면접'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이광재,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김두관 후보) 연합뉴스

자신의 면접관 임명을 비판했던 추미애 후보를 향해서는 “면접받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추 후보는 전날(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자신을 ‘안중근 의사’에, ‘추-윤 갈등’ 때 자신을 비판한 김 전 의원을 ‘일본 형사’에 비유하며 국민 면접 면접관 인선에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추 후보에게 “본인을 안중근 의사에, 본인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일본 형사에 비유했다”면서 “이런 태도는 나만이 선(善)이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악이라는 후보자 평소 생각이 반영된 것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추 후보는 “그렇지 않다”면서 “(3일 페이스북 글) 전체 맥락을 보면 민주당이 촛불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각오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대통령은 국민통합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추 후보의 태도는 국민통합 관점에서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추 전 장관은 “친일 청산이 국민통합을 저해한다고 민주당에서 이야기할 수 없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김 전 의원은 “후보와 다른 생각을 가진 많은 국민들은 전부 친일하는 거냐, 지금 그런 식으로 말한 것 같다”고 재차 물었고 추 후보는 “그렇게 단정한 적 없고”며 “우리나라의 역사성, 정체성을 민주당이 더 민주당 답게하자는 말”이라고 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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