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030 부산엑스포, 국제행사 유치 새 모델로 자리잡길”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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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유치기획단장 단독 인터뷰
“부산 유치 전략은 경제 성장 스토리와 한류 콘텐츠,169개국 맞춤형 대응”

유명희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획단장. 산업부 제공 유명희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획단장. 산업부 제공

유명희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획단장은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국내 5대 그룹이 민간유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역할을 분담하는 ‘전방위 지원체제’가 앞으로 새로운 국제행사 유치 모델로 자리잡기를 희망했다.

유명희 단장은 지난 2일 <부산일보>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이번 민간유치위원회를 이전과는 달리, 주요 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전방위적인 체제로 운영하려고 한다”며 이같은 희망을 내비쳤다.

유 단장은 부산엑스포 성공유치 전략으로 △주제와 성장 스토리 △한류 △맞춤형 유치전략을 제시했다.

유 단장은 부산의 장점으로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가장 잘 보여주는 도시이자 국제행사 경험이 많은 도시라는 점을 꼽았다. 특히 부산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문화자산이 요즘 부상하고 있는 한류와 합쳐지면 세계적인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단장과의 일문일답.

■WTO 사무총장 도전 경험 엑스포 유치에 큰 자산

-유치기획단장으로서의 각오는?

“엑스포가 월드컵(축구),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주요 국제행사인 만큼, 사실 경쟁도 만만치 않다. 이런 중요한 행사의 개최권을 확보하려면 민관이 힘을 합쳐서 국가의 유치역량을 총동원할 필요가 있다. 유치기획단장으로서 일단, 국내적으로는 민관이 힘을 합쳐서 국가의 유치역량을 총 결집시킬수 있도록 하는데 앞장서고, 대외적으로는 169개(회원)국을 상대로 한 대외교섭활동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성공 유치 전략은?

“첫 번째는, 우리의 주제와 성장 스토리가 성공 유치 전략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발전 과정에서 성과와 도전을 다 경험한 국가로서 전 세계가 폭넓게 공감할 수 있는 성장 스토리를 갖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주제도 '대전환'으로 제시했다. 사실 ‘대전환’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또 부산이라는 도시는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가장 잘 보여주는 도시다.

홍보 영상에도 많이 나왔지만 부산은 한국전쟁 당시에 전국의 피난민을 받아들이고, 그후에 산업화를 견인해서 경제성장을 이끌었고, 현재는 동북아의 교통물류 중심지이다. 이러한 부산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주제인) ‘대전환’을 가장 잘 보여준다. 우리의 주제와 성장 스토리가 많은 나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한류다. 부산은 항구도시로서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문화를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부산은 K-팝이나 영화 등 한류 콘텐츠를 키워내는데도 중요한 토양이 되었다. 이런 문화의 힘을 바탕으로 부산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홍보에 있어서도 한류 연예인 홍보대사 임명, 한류를 활용한 콘텐츠 개발 등을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

세 번째는, 169개국을 상대로,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169개 회원국별 지지성향을 파악해 각 국가별로 맞춤형 유치 전략을 마련해서 추진하려 한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도전(2020년 6월~2021년 2월) 경험과 출마를 통해 다져진 폭넓은 인맥과 자산이 유치기획단장으로서 엑스포 유치 전략에도 많은 도움이 될 같다.

“그렇다. WTO(사무총장 선거)는 회원국이 164개국인 데, 엑스포의 경우도 회원국이 169개국으로 WTO와 (회원국 수가) 거의 비슷하다. 2018 평창올림픽 같은 경우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만 상대하면 되었다. 그러나 164개 회원국, 169개 회원국은 전 세계 해외공관 네트워크를 통해서 민관이 (힘을) 합쳐서 해야 하는 굉장히 광범위한 지역과 숫자다.

엑스포의 경우도 각국이 의사결정을 하는 부처는 통상부·외교부 등으로 WTO (사무총장) 결정을 담당했던 부처와 비슷하다. 저는 WTO 사무총장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각국의 통상장관들과 100통이 넘는 화상·전화면담, 실제면담을 진행했었다. 가장 최근에 각국 통상장관을 100명 이상 접한 사람은 저 밖에 없을 것 같다. WTO 사무총장 선거(3라운드 결선까지) 과정에서 체득한 많은 경험이 엑스포 유치 전략을 짜고 홍보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5대 그룹 공동유치 활동은 국제행사 유치 새로운 모델”

-대기업(재계)의 역할분담 및 민관 협력방안이 중요한데.

“그렇다. 정부는 공식적인 외교경로를 통해서 169개 회원국 정부에 대해서 부산에 대한 교섭활동을 추진하면서 지지를 확보해갈 것이다. 기업들은 이와 별개로 굉장히 다양한 네트워크와 방법이 있다. 기업들은 해외 현지 네트워크와 마케팅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 기업들이 예를 들어 자사 제품의 마케팅과 부산 세계박람회 홍보를 병행한다든지, 여러가지로 할 수 있는 굉장히 다양한 방법이 있다. 우리 기업들은 또 전 세계 국가에서 굉장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민간유치위원회를 이전과는 달리, 주요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전방위적인 체제로 운영하려고 한다. 기업이 갖고 있는 인적·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민관이 함께 홍보해 나갈 수 있도록, 그렇게 유치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에는 삼성과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이 민간유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게 되었는데, 이 시스템이 성공하게 되면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그렇다. 이번 시스템을 새로운 국제행사 유치의 모델로 만들 수 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한다면,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국제행사 유치의 전형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만큼 5대 그룹의 역할분담을 통한 공동 유치활동이 매우 중요하다.”

■“부산의 문화자산과 한류가 만나면 세계적 시너지 효과”

-부산과의 인연이 있다고 들었다. 또한 엑스포 유치 도시로서의 부산의 가능성과 잠재력은?

“저는 울산에서 태어났지만, 부친이 부산 출신으로 부산대 화공학과를 졸업하셨고 제 본적도 부산이라 부산에 대해서는 평소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었는 데, 2030년 세계박람회의 부산 개최를 추진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무척 반가웠다.

부산은 다른 도시에 비해 굉장히 편리한 교통 접근성을 갖고 있다. 제가 (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부산항 북항에도 가봤는데, 부산역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이 매우 가깝다. 부산은 이런 교통물류 중심지로서 접근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2002 아시안게임, 200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2014/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비롯한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 경험과 글로벌 전시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부산은 벡스코 등 대규모 국제회의 시설도 매우 잘 돼 있다. 특히 부산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문화가 낳은 문화자산 즉, 부산국제영화제라든지, 부산불꽃축제라든지, 이런 부산의 문화자산이 요즘 점차 부상하고 있는 한류와 함께 같이 합쳐지면서 세계적인 굉장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도시 인지도만 보면 부산이 경쟁국 도시인 모스크바에 밀리는 상황인데.

“도시의 인지도가 있고, 그 도시가 어떤 스토리를 줄 수 있느냐 하는 부분도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전환이 필요한 시기에 그러한 대전환의 역사를 그대로 겪고 체험해온 나라와 도시가 줄 수 있는 스토리가,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성장 스토리에 기반해서 주제를 잘 개발해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생각이다.”

-지난달 23일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국 현지 방문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난 6월 22~23일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 있는 BIE 사무국을 방문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 제출후 디미트리 BIE 사무총장과 면담을 했는데, 사무총장이 한국과 의외의 인연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디미트리 사무총장의 부친은 그리스 국적의 조선업계 종사자인 데, 어렸을 때 부친이 울산에 있는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탱커를 만들 당시 약 1년 반가량 울산에서 지낸 적이 있다고 했다.

저도 유년 시절을 울산에서 보냈기에 무척 반가웠고, 사무총장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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