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안 괜찮아, 도와줘" 쪽지 남기고 떠난 고교생… 유족 "학교 대응에 가슴 쳐"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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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미지. 부산일보DB 자료이미지. 부산일보DB

"내가 괜찮은 척하는 것 말고 있는 게 뭐가 있어 아마도 나 안 괜찮아 도와줘."

최근 강원도 내 한 고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이 "도와줘"라는 쪽지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유족이 "철저한 조사와 진상 규명으로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게재했다.

숨진 A 군의 부모는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게재했다.

청원인은 "지난 6월 27일 양구의 한 기숙형 고등학교에서 사랑하는 저의 둘째 아들이 사망에 이르렀다"라면서 "학교 측에서는 사망 직후 학교 폭력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을 하였지만, 친구들의 증언에 따르면 명백한 사이버 폭력 및 집단 따돌림과 교사의 무관심이 복합적으로 적용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로 친구들은 저희 아이를 저격하는 글을 인터넷에 유포했고, 동시에 기숙학교 내 모든 학생이 알도록 소문을 내었다"면서 "24시간 함께 생활하는 기숙학교의 특성상 눈을 떠서 자기 전까지 저희 아들은 소위 은따(은근히 따돌림)를 당하며 홀로 견뎌야 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주위 친구들 아무도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저희 아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다"면서 "피해자만 더 피곤해질 뿐 문제해결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알아버렸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원인은 무엇보다 사건 2주 전 A 군이 자해를 시도한 것이 가슴 아팠다고 했다.

그는 "자해를 시도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렸음에도 저희 아들 담임교사에게는 물론 부모인 저에게도 그 사실을 전해주지 않았다"면서 "사건 발생 하루 전 있었던 담임교사와의 상담에서도 그간의 힘들었던 점을 어렵게 털어놓았으나 담임교사의 부적절한 대처로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2주 전 그날 자해를 시도했던 사실을 담임 혹은 부모인 저에게 알려만 주었더라도 저희 아이는 지금 하늘나라가 아닌 저희 곁에 있었을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직적으로 (아이를) 괴롭히고 따돌림을 주동한 몇 명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한 상태이며 학교 측에 적극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다"며 "철저한 조사와 진상 규명으로 아들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당 청원은 6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1만8200여 명이 동의했으며, 사전 동의 100명 기준을 충족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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