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 능화마을, 고려 안종추모 귀룡제 제례봉행
고려 제8대 왕 현종과 아버지 왕욱(안종)의 애처로운 설화가 남아 전하는 경남 사천시 사남면 능화마을에서 제5회 안종추모 귀룡제가 7일 봉행됐다.
사천 능화마을 역사문화회(회장 구덕상)는 이날 고려 8대 임금 현종의 아버지 안종의 능지(묘터)가 있는 능화봉 추모제단에서 ‘귀룡제’를 올렸다.
‘안종 품은 능화봉, 천년의 숨결을 잇다’를 내건 이 제례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 외부인 초청 없이 주민 30여명만 모인 가운데 사천시와 사천문화원의 지원과 자문을 받아 진행됐다.
고려 제8대왕 현종의 아버지 왕욱(안종)은 992년(성종 11년)에 사수현(현재의 사천)으로 유배돼 사수현의 성황당 남쪽 귀룡동(현재의 사남면 능화마을) 일대에서 유배생활을 했다. 당시 어린 아들 현종(왕순)은 귀룡동에서 산너머 있는 배방사에서 아버지를 그리며 살았다.
산을 넘어와 부자 상봉을 하며 살다 아버지 왕욱이 996년(성종 15년)에 사망하자 유언대로 귀룡동에 안장했다. 이후 고려 왕위에 오른 현종은 아버지 왕욱을 안종으로 추존하고, 재위 8년(1017년) 이곳에 있던 안종의 능묘를 개경으로 이장했다.
사천 능화마을 주민들은 이런 역사를 간직하다 1000년이 흐른 지난 2017년, 고려 안종추모 귀룡제 봉행을 시작해 올해로 다섯 번째를 제례를 올렸다.
구종효 능화마을 역사문화회 사무국장은 “우리 마을이 간직한 소중한 역사를 재조명해 마을 주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문화공동체를 활성화하려고 귀룡제 올린다”고 귀룡제를 봉행하는 이유를 전했다.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