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 환경보건사업의 활성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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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습 (사)환경보건센터연합회장·동아의대 교수


환경과 건강 영향을 설명하는 모형에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가 있다. 사람이 환경에 영향을 주게 된다면 환경은 그에 대응하는 반작용이 발생하고, 사람과 환경은 이러한 과정에서 끊임없이 상호 영향을 미치면서 진화하고 발전한다. 그러나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변화, 화학물질이 생태계를 파괴하여 선택이나 조작 가능한 환경을 넘어서서 대치될 수 없거나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갈 수도 있다.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은 환경의 작용-반작용의 결과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변화와 온난화에 의해서 서식지의 변화, 숙주 이동, 바이러스 변이 등이 감염성 질환 발생에 주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에도 계속 이러한 도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감염성 질병뿐만 아니라, 현대인이 앓고 있는 심장질환, 암 등 만성질환도 인간이 만들어낸 환경문제, 사회활동에 의한 영향이 크다. 최근 밝혀지고 있는 미세먼지에 의한 인체 영향에 대해 살펴보면, 미세먼지가 폐로 흡입되어 염증반응을 일으켜 사이토키닌을 혈액 속에 방출하고, 0.1μm 이하의 나노입자는 폐포-모세혈관장벽을 통과하여 혈관 속으로 들어가 혈관내피와 죽상경화판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는 죽종 형성, 혈전, 혈관 기능 이상, 부정맥 등을 초래하는데, 미세먼지의 가장 기여도가 큰 오염원인 경유 연소물질은 뇌까지 직접적으로 이동하여 뇌에 존재하는 소교세포에 작용하여 뇌신경염증반응을 발현, 후속적인 신경계 독성을 초래하는 기전이 계속 밝혀지고 있다.

시민들의 생활환경 변화가 중요하다. 친환경 소비, 슬로우 라이프 등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육류 섭취를 줄이고 식물성 식품의 소비를 늘려야 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중앙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어렵고 중앙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지역 주민이 모두 합심해서 우리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환경변화의 현실을 인식하고 생활양식의 변화와 적응을 위한 노력, 환경보건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부터 지방자치단체의 환경보건에 대한 책임과 역할 등을 강화한 환경보건법 시행령이 시행된다. 부산시는 전국 광역단체 중 세 번째로 조례를 만들고, 지역환경보건위원회 설치 등 선제적으로 대응 준비를 하고 있다. 지역환경보건 사업의 기본적인 사업내용은 환경오염취약지역, 취약계층, 어린이 위해물질 관리, 건강영향조사를 통한 지역주민의 건강피해 예방관리이다. 부산은 지역 내 환경오염물질 노출로 인한 시민 건강피해 우려 지역이 많으며 항만 미세먼지 영향, 지역 산단, 발전소, 폐광 문제 등이 있고, 관련하여 암 발생 및 심혈관계 질환 지표 등 건강 지표도 타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지역 특화적인 사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현대적인 의미의 환경보건은 모든 생명체가 서로 연결된 생태계의 존재와 함께 인간이 생활하는 모든 분야와도 연계가 되어 있다. 환경의 문제가 우리 생활 전반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롭게 시작될 지역환경보건사업은 환경보건 전반에 걸친 장기적인 정책 로드맵을 구축하여 환경보건사업의 선진적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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