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물 흘려 악취 씻은 삼락천
‘악취 일번가’ 오명을 썼던 부산 사상구 삼락천이 달라졌다. 고질적인 악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근처 백양산 1급수 계곡물을 끌어온 지 3개월이 됐는데, 인근 주민들은 물이 깨끗해지고 악취가 줄었다는 반응을 보인다.
19일 오전 취재진이 찾은 삼락천 운수교에서는 한눈으로 봐도 깨끗한 물이 삼락천으로 폭포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이따금 어른 팔뚝만 한 물고기가 물 위로 뛰어오르는 모습도 보였다. 사상생활사박물관 인근에는 물에서 수초가 3~4포기씩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사상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삼락천은 인공하천을 자연적으로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조성한 모범 사례”라며 “수초가 자란다는 것은 수질이 좋아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백양산 1급수 일 최대 4000t 유입
3개월 만에 “악취 줄었다” 호평
공단 오수·우수 관리 가장 중요
부산 사상구청은 지난해 6월 시작한 ‘백양산 운수천 1급수 삼락천 유입공사’를 올 3월 완료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상구청은 시비 8억 1200만 원을 투입해 신모라사거리에서 삼락천에 이르는 1011m 구간에 지름 250mm 배관을 매설했다. 배관을 통해 1km 이상 끌어온 백양산 운수천 물이 삼락천으로 시간당 120~200t, 하루 2800~4000t 씩 들어온다.
삼락천은 1970년대 사상공단이 개발되면서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던 서부산의 대표 지역 하천이다. 유량이 적은 삼락천은 2013년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물 하루 2만~2만 4000t이 유입하도록 북구청 인근에 낙동강에 삼락수문을 만들었다. 이후 삼락천은 유량이 늘어나 수질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악취가 심하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수질이 좋아졌다고 단정 짓기에는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실시한 삼락천 수질검사에서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1월 2.1, 2월 4.7, 3월 1.9, 4월 3.8, 5월 2.0 6월 5.0ppm으로 들쭉날쭉하다. 낙동강 물을 끌어쓰는 데다가 비가 오면 수질 변화가 심하기 때문이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삼락천은 비가 오면 역시 수질의 변화가 크지만, 최대 4000t의 1급수가 삼락천으로 유입되면 10~30% 정도의 수질 개선 효과는 분명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단 삼락동 주민들은 삼락천의 역한 냄새가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삼락동주민자치위원회 문복희 위원장은 “예전보다 악취는 많이 줄었고 덱이 생겨서 산책하기에도 나아졌다”고 밝혔다.
학장천살리기 주민모임 강미애 대표는 “본질적으로 양쪽 공단에서 나오는 오수와 우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낙동강에서 삼락천으로 들어오는 물도 녹조를 줄이는 방식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