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철이 만난 사람] 김정선 세계여성과학기술인네트워크 회장 "꿈 안 버리고 여성과학자로 성장하는 모습 볼 때 보람"

임원철 선임기자 wc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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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선 세계여성과학기술인네트워크 회장·동서대 총괄부총장 김정선 세계여성과학기술인네트워크 회장·동서대 총괄부총장

“우리나라 여성과학기술인의 국제적인 위상을 더욱 높이고 많은 여학생들이 과기 분야로 진출해 인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기여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말 제33차 세계여성과학기술인네트워크(INWES) 이사회에서 6대 회장으로 선임된 김정선 동서대 총괄부총장은 지난 6개월 간 새로 선출된 이사들과 회의를 통해 업무 방향을 점검하고 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한 국제공동 설문조사에 힘을 쏟고 있다.

INWES는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의 여성과학기술인들의 국제협력과 교류를 위한 비영리단체로 2002년 창립됐다. 현재 전 세계 60여 개국 약 25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유네스코의 협력단체이며, 유엔의 경제사회이사회의 자문단체이기도 하다.


2001년 동서대 부임, 총괄부총장 맡아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조례 제정 뿌듯

국제공동 설문조사로 위상 높이기 주력


김 회장은 “활동하는 여성과학기술인 비율은 전 세계적으로 22.9%, 우리나라는 18.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 국제공동 설문조사를 통해 여성과학기술인의 실태를 파악,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정부 정책 등을 유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성과학기술인 비율이 낮은 것을 여성 문제로만 보는 것은 위험합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과학기술력은 그 나라의 경쟁력과 직결되므로 우수한 여성 인재가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잠재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이는 국가적인 손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회장이 여성과학기술인의 지위 향상에 앞장서게 된 것은 시간 강사 때의 경험 때문이다.

이화여대를 졸업한 김 회장은 뉴저지주립대에서 약화학 박사학위를 받고 1997년 귀국했지만 자리를 잡기 어려웠다. 김 회장은 “3년간 시간강사를 하다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모 대학 관광학부 교수로 지원해 1년간 영어강의를 했다”며 “그러던 차에 독일 베를린공대와 공동학위를 운영하던 동서대에서 영어강의가 가능한 교수를 뽑는다는 것을 보고 지원해 2001년 동서대 부임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시간강사 때 여성과학기술인의 네트워크를 찾던 중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을 알게 됐고, 2007년 지부장을 맡았다"고 말했다. 또 동서대에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BIS-WIST)를 유치하기도 했다.

2011년 동서대가 INWES에 대학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이사로 선출됐고, 2017년 컨퍼런스 담당 부회장을 거쳐 이번에 회장으로 선임됐다.

이에 앞서 2014년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부울경 지부 회장, 2019년 MAPWIST(아시아여성과학기술인정책포럼)을 조직위원장도 맡았다. 김 회장은 이런 활동의 공로 2019년 과학기술 훈장 웅비장을 받았다.

김 회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 부산시 조례 제정을 꼽았다. 그는 "2011년 부산시 시위원 등과 협력해 ‘부산광역시의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했을 때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또 “야간 과정에 입학한 여학생이 독일 베를린 공대로의 유학을 마치고 연구자의 길을 걸어갈 때 흐뭇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과학 분야에 아직 남성이 여성보다 많기 때문에 그 문화가 남성 중심일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여성의 수가 많아지면 문화도 바뀔 수 있으므로 후배 과학자들은 선배들과 소통하면서 자신의 꿈을 실현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글·사진=임원철 선임기자 wclim@





임원철 선임기자 wc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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