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세계 곳곳 대규모 시위
델타 변이가 세계 각국을 휩쓸고 있는데도 프랑스를 비롯한 호주, 이탈리아, 그리스 등에서는 백신접종과 봉쇄 정책 등에 대한 정부 방침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잇따라 벌어졌다.
봉쇄정책 등 정부 방침 항의
프랑스 11만 참가, 경찰과 충돌
伊·호주·그리스도 거센 반발
24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는 다중이용시설 출입 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대규모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유, 자유’ ‘마크롱 사퇴’와 같은 구호를 외치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시위에는 모두 11만 명 이상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과 시위대가 물리적인 충돌을 빚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21일부터 영화관, 헬스장 등 50명 이상이 모이는 문화·여가 시설을 이용할 때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보건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다음 달 중에는 장거리를 이동하는 버스, 기차, 비행기 등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요양소, 장애인 보호시설 등 취약 계층과 접촉이 잦은 곳에서 근무하는 간병인 등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고 현재 상원에서 논의 중이다.
호주에서도 델타 변이 확산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봉쇄령을 내리는 등의 정부 방침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펼쳐졌다. 수천 명의 시위대가 시드니와 멜버른 등에 모여들었다. 이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으며, 진압에 나선 경찰관들에게 화분과 물병을 던졌다. 이번 시위로 시드니가 주도인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만 57명이 체포되고 100명 정도가 보건 명령 위반 범칙금을 부과받았다. 멜버른에서도 시위 참가자 6명이 체포됐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백신 미접종자의 실내 체육시설 이용 등을 제한하는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시위가 대대적으로 열렸다. 이탈리아 정부는 다음 달 초부터 수영장, 극장, 실내 음식점 등을 출입할 경우 백신을 접종했거나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실 등을 증명하는 ‘그린 패스’를 의무적으로 제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그리스 아테네에서도 5000여 명에 이르는 시민이 ‘우리 아이들을 건드리지 말라’는 등의 구호를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 시위에 나섰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