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이강인 멀티골' 한국, 루마니아에 4-0 대승…조 1위 '우뚝'
2020 도쿄올림픽 첫 경기에서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김학범호'가 루마니아를 상대로 여유로운 완승을 챙겼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남자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의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루마니아와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4-0으로 이겼다.
앞서 22일 가시마에서 열린 1차전에서 뉴질랜드에 0-1로 진 한국은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챙기고 8강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1차전에서 루마니아에 패배했던 온두라스는 이날 뉴질랜드와 2차전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을 포함한 B조 4개국은 모두 1승 1패로 같은 승점(3)을 유지하게 됐다. 다만 한국은 이날 4골을 몰아치며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로 올라섰다.
2차전에서 반등에 성공한 한국은 28일 온두라스와 8강행 티켓을 놓고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올림픽 유럽 예선 조별리그에서 크로아티아, 잉글랜드를 꺾고 조 1위로 올라온 루마니아는 57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올랐으나, 당시 주력 멤버들은 소속팀의 반대 등으로 이번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대부분 자국리그 선수로 구성된 루마니아는 1차전에서 온두라스에게 슈팅 17개(유효슈팅 5개)를 허용하면서도 상대 자책골 덕에 1-0 진땀승을 거뒀다.
이날 한국 김학범 감독은 루마니아를 상대로 황의조를 원톱으로 세운 4-2-3-1 전술을 꺼냈다. 2선에는 이동준, 이동경, 엄원상을 배치하고 정승원(대구)과 원두재(울산)가 3선에서 호흡을 맞췄다. 포백은 설영우(울산), 정태욱(대구), 박지수(김천), 강윤성(제주)으로 구성했다. 골문은 송범근(전북) 골키퍼가 지켰다. 뉴질랜드전 선발이었던 권창훈(수원), 이강인(발렌시아), 이유현(전북)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1차전에서 온두라스의 슈팅 17개(유효슈팅 5개)를 막아내는 끈끈한 수비를 펼친 루마니아는 이날도 사실상 5백 형태인 3-4-2-1로 나와 수비에 집중했다.
한국은 뉴질랜드전과 마찬가지로 초반부터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며 루마니아를 위협했다. 전반 11분부터 이동경이 올린 크로스가 결정적 찬스로 이어졌다. 이동준의 머리에 맞은 공이 황의조 앞으로 떨어졌고, 황의조가 곧바로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정면을 향하고 말았다. 24분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정태욱의 헤딩 슛이 골대를 넘어갔다.
이어 3분 뒤에는 한국의 선제골이 나왔다. 전반 27분 이동준이 오른쪽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를 상대 수비 마리우스가 슬라이딩 태클로 걷어내려다 골대에 공을 집어넣고 말았다. 마리우스가 막지 못하면 문전으로 쇄도하던 황의조가 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제골을 만든 한국은 전반 33분 송범근의 황당한 실책으로 위기를 맞았다. 수비의 백패스를 받고는 다시 패스할 곳을 찾아 한참 망설이다 공격수가 압박하자 공을 손으로 잡아 페널티박스 안에서 간접 프리킥을 내줬다. 다행히 송범근은 상대 강슛을 오른팔로 막아내며 실수를 만회했다.
위기에서 벗어난 한국은 다시 공세를 당겼지만 전반에는 추가골이 나오지 않았다. 전반 37분 정승원의 오른발 중거리슛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44분에는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황의조와 2대 1 패스를 주고받은 이동경이 왼발 슛을 날렸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이후 옐로카드가 있던 루마니아 게오르게가 전반 추가시간 강윤성의 진로를 방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한국이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한 채 후반에 돌입했다.
수적 우위를 점하게 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게 정승원을 빼고 권창훈을 투입했다. 후반 7분에는 황의조가 이동경의 스루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지만 골키퍼를 뚫지는 못했다.
이어 후반 14분에는 이동경의 추가 골이 터졌다. 중원에서 때린 중거리슛이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돼 골대 구석으로 절묘하게 굴러 들어갔다.
2점차 리드를 가져가자 김학범 감독은 후반 19분 이동준을 빼고 송민규를 투입해 공격을 이어갔다. 후반 32분에는 권창훈이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침투해 중앙으로 쇄도하던 황의조에게 패스했지만 슈팅까지 연결되지는 않았다.
1분 뒤에는 이동경과 황의조가 빠지고 이강인과 김진규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강인은 투입된지 5분 만에 쐐기골을 올렸다. 후반 38분 설영우가 돌파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키커로 나서서 골대 왼쪽 하단을 노리는 정교한 슛으로 3-0을 만들었다.
이강인은 후반 45분에도 추가골을 올렸다. 왼쪽 뒷공간을 파고든 강윤성이 내준 패스를 왼발로 간결하게 마무리, 4-0 대승에 기여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