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편향 보고 받나? 윤석열 지나친 원전 낙관론 우려 증폭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면서 상대적으로 원전 안전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울경은 세계적으로 원전 최대 밀집지역이다. 탈원전 정책에 대해 수도권 등 다른 지역과 입장이 다를 수 있다. (집권 시)원전 확대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원전은 경제적인 에너지원이고 탄소 중립에 부합하는 에너지원인데, 안전 문제만은 과학과 전문성에 의해 판단해야 한다”면서 “안전에 약간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그걸 보완해야 되고, 앞으로 나오는 원전은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도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다. 지진하고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며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언급했다. 후쿠시마 사고는 러시아 체르노빌과 달리 원자로 폭발이 아니었다는 취지였는데, 후쿠시마 원전 역시 수소 폭발 이후 방사능 유출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공인된 ‘팩트’와는 차이가 있는 설명이었다.
해당 발언에 대한 보도가 나간 뒤 논란이 되자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윤 전 총장이 후쿠시마 사고에 대해 관심이 많고, 전문가 자문도 받아 내용을 잘 알고 있다”며 “해당 발언은 후쿠시마 사고는 원전의 하드웨어 자체의 안전 부실 문제가 아니었고, 지진·해일에 의해 원전 냉각통제능력을 유지하지 못한 인적 재난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단축 설명을 하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해명하면서 발언 내용을 취소하는 기사 수정을 요청했다. 이에 <부산일보>는 인터뷰 취지가 현안에 대한 후보의 정확한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고, 타 인터뷰에서도 사후 정정 요구가 기사 전체 맥락을 해치지 않은 선에서는 이를 수용해왔다는 점에 비춰 해당 요구를 받아들였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6월 29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연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6일 첫 민생 탐방 행보로 대전 카이스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원전 폐기물 처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핵 폐기장 처리에 대해서는 외국에서도 안전한 기술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장래에는 큰 문제 없지 않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원전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핵 폐기물은 처리 부지가 없어 각 원전 부지 내에 임시보관 중인데, 저장 공간이 한계 상황에 도달해 인근 주민들에게는 상당한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는 게 현실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탈월전 정책 비판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친원전 전문가들로부터 원전 안전에 대해 지나치게 편향된 보고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반대 의견도 들어가면서 원전의 산업적 측면과 안전에 대한 균형 있는 인식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