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 이유는…아열대 고기압 한반도에 습도 몰고와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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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 확장과 연관
APEC기후센터와 부산대 공동연구 논문

최근 여름철마다 폭염이 심하게 오는 이유는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이 2010년 이후 위치가 변경돼 남서쪽으로 확장하면서 높은 습도를 몰고와 실제 기온보다 체감온도가 더 높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미지투데이 최근 여름철마다 폭염이 심하게 오는 이유는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이 2010년 이후 위치가 변경돼 남서쪽으로 확장하면서 높은 습도를 몰고와 실제 기온보다 체감온도가 더 높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미지투데이

올여름 이어진 폭염이 실제보다 더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 연구논문이 나왔다. 여름철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이 2000년대 말 이후 위치가 변경돼 남서쪽으로 확장하면서 높은 습도를 몰고와 실제 기온보다 체감온도가 더 높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부산 해운대 센텀에 있는 APEC기후센터와 부산대 공동연구팀은 ‘한반도 여름철 더위 체감온도의 변동성과 대기순환 패턴’이 2021년 미국 기상학회지에 게재됐다고 19일 밝혔다.

더위 체감온도는 기온과 습도에 의해 좌우된다. 여름철 체감온도는 50% 습도에서 기온과 같은 값을 가지고, 습도가 10%포인트 높거나 낮아지면 더위 체감온도가 약 1도 상승 또는 하강한다. 예를 들어 기온이 섭씨 33도일 때 습도가 50%이면 체감온도도 33도이지만, 습도가 70%이면 체감온도는 35도로 오른다는 것.

기상청은 하루 최고기온만 반영했던 폭염특보 기준을 2012년부터 운영해왔는데 2020년 5월부터는 폭염특보를 실제로 사람이 느끼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를 반영해 시범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APEC기후센터와 부산대 공동연구팀은 1981년부터 2018년까지 여름철 체감온도가 기온보다 훨씬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여름철 섭씨 30도를 넘는 체감온도는 1981년부터 2009년의 29년 동안 연평균 53일 발생했지만, 2010년부터 2018년에는 연평균 57일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대 이후로 높은 기온과 습도의 복합적인 효과로 폭염을 느끼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1981년에서 2009년까지의 첫 번째 기간과 2010년부터 2018년까지의 두 번째 기간 사이에서 여름철 기온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었다. 이 변화는 대규모 대기순환 패턴 변화와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됐다.

실제로 이 사이 여름철에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의 위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보통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의 서쪽 가장자리가 북서쪽에 위치하면 우리나라는 강한 일사의 영향으로 높은 기온과 낮은 습도를 띤다. 반면 이 고기압의 서쪽 가장자리가 남서쪽으로 확장하면 남중국해로부터 덥고 습한 공기가 이동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한반도 남쪽에는 높은 기온과 습도로 극단적인 더위 체감온도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2000년대 후반 이후로 여름철 체감온도의 상승은 한반도에서 기온과 습도를 동시에 높이는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의 북쪽과 서쪽 방향으로의 확장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은 태평양에서 발달하는 고온다습한 전형적인 아열대 고기압으로 아무리 날씨가 덥고 습해도 비가 오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APEC기후센터 이현주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실제로 사람이 느끼고 겪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를 반영해 시범운영하고 있는 기상청의 변경된 폭염특보 기준의 도입이 왜 필요한지를 잘 설명해준다”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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