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장산 정상에 ‘그린파인 레이더’ 설치… 전자파, 주민 건강에 악영향 없을까
부산 해운대구 장산에 공군 그린파인 레이더 설치가 비공개로 추진되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민과 정치권은 전자파 우려를 나타냈다. 일부에서는 장산 정상 개방에 차질이 없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레이더 배치 계획은 주민과 정치권이 장산 도로 공사에 의문을 가진 계기로 공개됐다. 장산마을 주민들은 공군이 올해 2월부터 장산 정상으로 향하는 군사용 도로를 확장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공군 측은 도로를 확장하는 이유를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고, 주민들은 ‘보수 공사인데 군사 기밀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공군 쉬쉬하다 뒤늦게 공개 파문
주민협 “사드보다 강한 전자파”
공군 “공개 검증, 안전성 입증”
이후 진보당과 정의당 등이 의문을 제기하자 결국 공군은 레이더를 설치한다고 지난 11일 시인했다. 정의당 부산시당에 따르면 공군은 올해 중 장산 정상 인근인 해발고도 526m에 레이더를 배치한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그린파인 레이더는 이스라엘제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로 이미 충청권에 2기가 배치됐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에 장산마을 주민협의회는 사드(THAAD)보다 강하다고 알려진 레이더 전자파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또 레이더 설치가 장산 정상 개방에 차질을 주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올해 초 70여 년 만에 민간에 개방하려던 기존 계획이 연기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해운대구의회도 23일 의원 긴급간담회를 열어 향후 대응 방안을 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공군은 2016년 공개 검증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관계자는 “당시 전자파는 ㎡당 0.0026W에서 0.3228W까지 측정됐다”며 “인체에 문제가 되는 수준인 6W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7년에 장산 배치 계획이 확정됐는데 보안 문제로 주민들에게 알리지 못했다”며 “배치 목적을 상세히 밝힐 수는 없어도 국가 안보상 필요한 방어 체계”라고 덧붙였다.
해운대구청은 장산 정산 개방은 시기만 연기됐을 뿐 국방부와 문제없이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정상 개방은 2020년 6월부터 국방부와 논의했다”며 “레이더 배치 계획이 확정된 이후 별개로 추진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