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가소제 ‘프탈레이트’에 장기 노출되면 우울증 유발
경상국립대 의과대학 김현준 교수팀, SIC 저널 ≪환경오염≫에 논문 발표
DEHP 섭식에 의한 우울증은 만성스트레스성 우울증과 유사
경상국립대 의과대학 김현준 교수, 강재순 박사 연구팀이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수준의 ‘프탈레이트’가 우울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프탈레이트’는 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할 목적으로 첨가하는 플라스틱 가소제다. 장난감, 비닐 장판, 벽지, 세제, 식품 포장재, 의료용 제품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청소년기 수컷 생쥐에게 사람 기준 몸무게 킬로그램당 20, 200, 2000마이크로그램에 해당하는 DEHP를 30일 동안 매일 먹인 결과, 고농도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저농도에서도 우울증 행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청소년기에 발달하는 사회성 형성 부분에서 관찰된 사회성 결핍은 최근 사회적 문제로 이슈화되고 있는 청소년들의 타인에 대한 공격성 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프탈레이트인 DEHP는 남성 호르몬 길항제로 알려진 내분비계교란물질(일명 환경호르몬)로, 사춘기 남성의 생식 기능을 감소시킨다. 뿐만 아니라 사춘기 성장 저해, 비만, 심장질환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 DEHP 섭식에 의한 우울증은 만성스트레스에 의한 우울증과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DEHP는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어린이 제품에서 사용이 제한되기 시작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로 사용이 강력하게 규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식품의 기구 및 용기·포장, 유아나 아동 제품에 사용이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개발도상국 등에서는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고, 최근에 이슈화된 미세플라스틱이나 미세먼지 등에도 다량 함유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만성스트레스에 의한 우울증이 글루타민의 섭취를 통해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항노화의과학연구센터,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창의도전과제지원사업 등의 지원아래 진행됐고, 국제 저명 학술지(SIC저널)인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 8월호 온라인판에 게재, 발표됐다.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