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앉은 부산시·환경단체, 멀기만 한 ‘대저대교 최적노선’
올 6월 환경부가 제시한 대저대교의 대안 노선을 두고 이견을 보였던 부산시와 환경단체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하지만 부산김해경전철과 인접한 노선을 주장하는 환경단체와 달리, 부산시는 4가지 대안 노선 모두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시 “4가지 대안 다 수용 어렵다”
단체 “4안 환경파괴 가장 적어”
25일 부산시와 ‘낙동강하구 대저대교 최적노선 추진 범시민운동본부(이하 범시민운동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부산시와 환경단체 측은 대저대교 대안 노선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범시민운동본부는 부산녹색연합,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YMCA 등 전국 85개 시민·환경단체로 구성된 조직이다.
부산시는 “두 달간 기술적으로 검토한 결과,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이하 낙동강유역청)이 제시한 4가지 대안 노선 모두 수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철새도래지 훼손 또는 도로 선형 불량, 하천 과다점용 등으로 인한 법령 위반과 공사비 과다 증액이 주요 이유다.
부산시 측은 “낙동강 횡단 교량 교통용량이 한계에 도달함에 따라, 낙동강유역청이 제시한 대안 노선을 그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여건”이라며 “실행 가능한 대안 노선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부산시와 낙동강유역청, 환경단체는 대저대교가 낙동강 철새에게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대안 노선을 제시하기 위해 협약을 맺었다. 이에 낙동강유역청은 6월 27일 대저대교 대안 노선 4가지를 발표했지만 부산시는 난색을 보이고 환경단체 또한 반발하며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환경단체는 대안 노선 중 부산김해경전철과 가장 가까운 ‘4안’이 환경 파괴가 가장 적다고 보고 있다. 지난 23일 범시민운동본부가 개최한 출범식·토론회에서 경상대 조경학과 이수동 교수는 “큰고니가 낙동강 본류 구간 내에서 안정적으로 월동하기 위해서는 교량 사이 거리가 최소 3~4.3km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를 충족하는 노선은 4안뿐이라는 게 범시민운동본부 측 설명이다.
환경단체는 부산시의 ‘모든 대안 노선 수용 불가’ 입장에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중록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부산시의 설명에는 ‘큰고니 서식지를 훼손하지 않는 대안을 찾겠다’는 말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면서 “범시민운동본부 차원의 대책을 논의해 볼 것”이라고 전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