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천 ‘물고기 폐사 경보제’ 더 촘촘해진다
부산시가 올해 시범 운영 중인 ‘온천천 물고기폐사 경보제’가 정작 폐사 위기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문제(부산일보 7월 16일 자 8면 보도)가 빈발하자 부산시가 개선 대책을 내놨다. 바닷물 유입으로 인한 정체를 감안해 ‘수위’를 포함시켰고, 용존산소 농도를 세분하는 등 지수의 정확도를 높였다.
부산시는 “온천천 물고기 폐사경보제를 개선해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개선 대책에는 폐사경보제 대책반 증원, 경보지수 개편, 자치단체 역할 강화 등이 담겼다.
부실 지적에 부산시 개선책 내놔
바닷물 수위도 경보지수에 추가
용존산소 농도는 세분화해 적용
환경단체 대표도 대책반에 포함
온천천 관할 지자체 역할도 강화
먼저 부산시는 46명이던 경보제 대책반을 51명으로 늘리고, 구성도 다양화했다. 기존 대책반은 금정구, 동래구 등 온천천 인접 지자체와 보건환경연구원 직원으로만 구성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개선책에 따라 폐사 위험성을 조기에 파악하고 빠른 조치를 위해 환경단체 대표 2명이 대책반에 합류했다. 물고기 폐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하수관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수영하수처리장 관련 담당자도 포함됐다.
현장 실정과 맞지 않다고 지적을 받아온 경보지수도 개편됐다. 부산시 측은 온천천 하류에 바닷물이 흘러들어와 정체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 수위 인자를 경보지수에 추가했다. 이 밖에도 용존산소 농도 세분화, 오염 위험성 높은 지역에 가중치 부여, 수질 파악 대상지 확대 등을 적용해 경보지수의 정확도를 높이기로 했다.
온천천을 품고 있는 금정구와 동래구 등 지자체 역할도 강화시켰다. 이들 지자체는 각각 집중 청소구역을 지정해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될 경우 하수관로 주변 도로를 집중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빗물과 함께 온천천으로 유입되는 비점오염원을 사전에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시의 이번 대책은 지난 4월 온천천 폐사 경보제 시범도입 이후 2차례에 걸친 물고기 폐사에도 경보가 울리지 않아 경보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지난 7월과 8월 온천천에서는 1000마리가 넘는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했지만 당시 경보지수는 주의보 발령(20)에도 못 미치는 수치(15)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지난달 5일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하는 등 경보제 개선방안을 고민해 왔다.
부산시는 올해 온천천을 대상으로 경보제를 시범 운영한 뒤 내년부터 다른 하천으로 확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12월 현재 시범운영 중인 경보제를 평가한다. 이후 추가 개선 요인 등을 반영해 동천 등 다른 하천까지 폐사경보제 도입을 확대할 예정이다.
부산시 하천관리과는 “이번 대책은 경보지수와 같은 기술적 요인을 개선하고 민관협력 등 대응을 강화해 물고기 폐사를 막고자 하는 취지”라면서 “이번 개선책만으로 폐사를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어 계속 수정·보완 작업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